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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톨 Mar 08. 2020

직장인 2년차, 매달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규모가 큰 편이다. 유관 부서도 많고 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해야 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신제품을 출시하면 당연히 뿌듯하고 기분은 좋지만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느낌을 상대적으로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 그대로 나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나뿐만 아니라 내 동료들과 내가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임직원들의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이었으니까.


그게 싫다는 것은 아니다. 나 혼자서는 결코 만들지 못했을 제품이었고, 해내지 못했을 성과였다. 내가 혼자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일 것이다. 대학생 때는 공모전이나 산학협력을 하면서 마치 내가 CEO나 CMO가 된 양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을 짜보았지만, 입사해보니 나는 한낯 애송이에 불과했다. 경험이 전혀 없어 선배들과 유관부서에 죄송하게도 이런저런 기초적인 질문들을 물어봤던 내가 그 제품에 대한 온전한 오너십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엄청난 착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점점 온전히 나의 손때가 묻은 일을 하고 싶었다. 아무리 초라하고 허술해도 처움부터 끝까지 오롯이 나의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취미가 될수도, 전문성을 만드는 일일 수도 있고, 투잡의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성공해보고, 그럼으로써 나의 가치를 느끼고 싶었다. 


2년차가 된 2020년, 올해는 매달 새로운 일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움을 추구하게 된 이유는 또 있다. 미국 듀크대 에이드리안 베얀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노화로 인한 신체 변화가 새로운 학습의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똑같은 물리적 시간에 어른이 받는 여러 이미지의 수가 어린이보다 더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미지가 바뀔수록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데, 받는 자극이 적어지니 시간도 빠르게 간다고 느낀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아니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학생 때는 가만히 있어도 주변 환경이 계속 바뀐다. 애초에 매일 학교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매년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몇 년마다 학교도 달라지면서 등굣길도, 선생님도, 교복도 달라진다. 그러나 직장에 들어가면 마음만 먹는다면 바뀌는 게 없을 수도 있다. 직업 바이 직업이겠지만 담당 업무나 동료들, 직급은 큰 변동 없이 흘러간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천재는 아니라서 노력을 해야 한다... (출처 : 대학일기)


물론 새로움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멋진 나의 모습'에 중독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작은 일들로 채워보기로 했다. 조금씩 뭔가 하다 보면 그 중에서 나랑 맞는 건 꾸준하게 할 수 있을 테고, 나랑 안 맞는 건 그냥 재밌었던 추억으로 남겨두면 되겠지. 새로움과 도전 속에서 꾸준함과 탁월함이 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취미생활을 해야지 (출처 : 대학일기)


작년엔 해외여행을 두세 달마다 떠나면서 1년차로서의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만끽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번아웃된 상태였고, 지금도 그렇게 사용한 돈과 시간에 미련은 없다. 그러나 올해는 변화를 찾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마치 학생 때처럼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학생 때 입사만이 나의 목표였다면, 조금 더 여유로워진 지금은 좀더 시야를 넓혀서 새로운 전문분야나 수익원을 찾아보고 싶다. 내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생각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 직장인들을 위해 매달 도전한 내용을 여기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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