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토리 Apr 16. 2023

3가지 '선'으로 하는 엄마의 약속!

善·線·先

아들아! 엄마로서 너에게 해주고 싶고, 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약속 3가지를 하려고 한단다. 그 3가지는 바로 삼선(善, 線, 先)이야. 무슨 말이냐고? 이 세 가지 '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볼게.  


첫 번째 선, 善


친절할게
경청하고 눈맞춤할게


엄마가 힘에 부치거나 몸이 좀 아픈 순간에는 짜증도 낼 수 있고 화도 낼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그런 상황 아니고서는 친절한 태도로 너를 대하도록 노력할게. 부드러운 말, 웃는 표정으로 너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할게. 엄마가 얼굴 마주하며 만나는 사람에게는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줄게. 그렇다고 거창한 친절은 바라지 말길 바란다. 표정과 말 태도 만으로도 충분히 친절을 베풀 수도 있단다.  


그리고, 너의 사소한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할게. 네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들을게.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엄마에게 어떤 말이라도 다 해도 좋아. 모두 다 들어줄게.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감할 수 있는 힘'인 것 같아. 그런데 이런 공감능력은 타고날 수도 있지만 타고나지 않았다면 엄마처럼 부단한 훈련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게. 너를 대상으로 연습 많이 할게. 공감하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 이것 하나는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니 귀신같이 마음씨가 선한 사람을 알아보게 되어 있대. 엄마 주변에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게. 그러려면 엄마가 먼저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해. 노력할게. 끼리끼리는 과학이래. 과학인지 한번 믿어보고 지켜봐 줘.




두 번째 선, 線


너의 선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할게


지금 6살인 너의 선은 어디쯤일까? 아마 지금 너는 엄마의 선을 마구마구 넘고 싶은 나이가 분명하겠지?

그렇다면 지금은 네가 엄마의 선을 마구 넘나들 수 있도록 허락할게. 네가 원할 때까지 엄마랑 스킨십도 많이 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하자.


하지만 나중에 네가 커가면서 너의 선이 점점 굵어지고 커지면 그땐 너의 선을 함부로 넘지 않을게. 6살이라 아직은 어리다고 너의 선을 넘지 않도록 엄마는 노력할게! 너는 엄마와 전혀 다른 뇌와 장기들을 갖고 있는 생명체이니, 내가 너의 선을 마구 넘는 것은 너를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아.  


아들아!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선을 지켜주는 것은 너무 중요한 것 같아. 가족끼리도 마찬가지야. 처음에는 선을 잘 지키며 누구와도 잘 지내다가 그 친밀함이 커지면 선을 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본성처럼 보이기도 해. '내가 타인의 선을 지킨다는 것'은 곧 본인만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 사람은 그런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엄마가 너의 선을 넘지 않는다는 건, 너의 선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네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과도 같아. 가끔 스스로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무거워서 감당하기 벅찰 때가 있다면 그땐 네가 엄마에게 요청을 하면 언제든 도와줄 거야. 함께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세 번째 선, 先 (不先)


너의 기회와 권리가
박탈당하지 않도록 존중할게


언제나 너를 앞서지 않을게!

반발짝 뒤에서 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너의 조력자가 될게.


놀이를 정해주지 않을게.

외출할 때 입는 옷 스타일,

먹고 싶은 음식을 매번 정해주지 않을게.

무얼 그릴지 정해주지 않을게.

어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지 정해주지 않을게.

호기심을 앞서나가지 않을게.

공부계획을 세워주지 않을게.

진로를 엄마가 정하지 않을게.

친구들을 정해주지 않을게.

정해주지 않고 늘 너에게 의견을 구하고 물어볼게.


정말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너에게 부탁하거나 협조를 요청할게.


네가 살아가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와

당연한 권리들이 박탈당하지 않도록 할게.


항상 너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할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