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스튜디오 생존기 #03
1월을 안식 달로 정하고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홀로 완도항으로 향했다.
새벽, 불과 5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도로를 1시간가량 달렸다.
앞 유리창에 쉽게 닦이지 않는 서리가 지겹도록 엉겨 붙었고,
조금씩 길을 밝혀주던 주위의 차들도 점차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안갯속 어둠.
서행하며, 서리가 낄 때마다 잠시 내려 유리창을 닦으며, 가사가 들리는 밝은 노래를 들으며,
전조등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며, 안개 낀 도로를 천천히, 그리고 계속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