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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누 Feb 03. 2021

전조등 없는 안개 낀 도로

디자인 스튜디오 생존기 #03

1월을 안식 달로 정하고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홀로 완도항으로 향했다.

새벽, 불과 5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도로를 1시간가량 달렸다.

앞 유리창에 쉽게 닦이지 않는 서리가 지겹도록 엉겨 붙었고,

조금씩 길을 밝혀주던 주위의 차들도 점차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안갯속 어둠.

서행하며, 서리가 낄 때마다 잠시 내려 유리창을 닦으며, 가사가 들리는 밝은 노래를 들으며,

전조등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며, 안개 낀 도로를 천천히, 그리고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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