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새벽, 질주 본능 vs. 생존 본능
인도의 겨울, 매캐한 새벽 공기가 코를 찌르는 12월.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던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기필코 새벽 러닝을!"
하지만 밖을 내다본 순간, 희뿌연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고 있는 모습에 멈칫했다.질주본
"콜록! 콜록! 이 공기를 마시면서 뛰라고?"
내 안의 질주 본능과 생존 본능이 격렬하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질주 본능: "야, 이 녀석아! 지금 뛰어야 해! 겨울이라고 방심하면 금방 살찐다! 게다가 새벽 러닝은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존 본능: "워워, 진정해! 저 봐, 공기가 저렇게 안 좋은데 뛰다가 쓰러지면 어쩌려고 그래? 건강을 위해 뛰는 거잖아! 목숨 걸고 뛸 필요는 없다고!"
질주 본능은 몸을 밖으로 떠밀었고, 생존 본능은 문고리를 꽉 붙잡았다.
"에잇, 모르겠다!"
나는 마스크를 두 겹으로 겹쳐 쓰고, 스모그를 뚫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콜록! 콜록! 컥컥!"
숨이 턱턱 막히는 가운데, 질주 본능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봤지? 내가 이겼다! 이 짜릿함을 느껴봐!"
하지만 곧, 생존 본능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쿨럭! 쿨럭! 이… 이럴 수가… 숨이… 숨이 막혀…."
결국, 나는 몇 걸음 뛰지도 못하고 벤치에 주저앉고 말았다.
"졌다…."
질주 본능은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구었고, 생존 본능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는 게 최고야!"
그렇게 나의 새벽 러닝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인도의 겨울 아침, 나의 내면에서는 오늘도 질주 본능과 생존 본능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