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 두 개 사이의 거리만큼
우리는 가까웠다가
창문과 창문 사이
허공을 건너는 인사만큼
멀어지기도 했지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너는 올라가고 난 내려가는
어긋남의 순간들이 쌓여
한 개의 의자가 놓인 식탁처럼
둘이었다가
홀로가 되는 공간
지하철 의자 사이
한 자리 비움으로 지키던
낯선 이들과의 거리는
이제는 내 마음 속에서
그리움이 되어
가득 차오르네
닫힌 문과 열린 문 사이
어디쯤에 서 있는지
생각하다가
문풍지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 들어보면
저녁 노을이
방 안 가득
우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공간은 말없이 기억하고 있다
만남과 이별의
모든 간격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