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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이 없는 돛단배 May 31. 2024

그만하자

나도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어. 

그래서 다른 사람의 힘든 이야기를 억지로 참으면서 들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힘든 이야기를 들어줬지만, 

이제는 갑자기 매몰차게 끊어내도 매정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 

오랫동안 할 만큼 했으니까.

좀 더 다가와 주기만을 바랐는데, 

항상 일정 거리에서 꿈쩍도 않는 사람. 

거기에 있지만 정작 닿지 않아 항상 외로움을 느꼈어. 

내 감정에는 궁금해하지도,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지. 

언젠가는 나를 좋아해주는 날이 오겠지라는 

약간의 희망에 20여 년 동안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주었는데, 

나 같은 장애인 놈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구나라는 것만 절실히 느꼈어.

애초부터 소용 없는 희망이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만 커질 뿐이야. 

이제 희망고문은 털어내고 더 외롭고 쓸쓸할지언정 그냥 나 혼자 내 길을 걸어가기로 했어. 

너는 인연이 아닌 거야. 

나를 답답해하는 너와, 

외로워하는 나와, 

멀리 있는 너와, 

멀어지는 나와, 

가까워지지 않는 너와, 

희망고문에 지친 나와, 

너와 나...

그래, 우리 자꾸 그렇게 멀어지자. 

서로 모르던 때로 돌아가자...20년이 걸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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