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막연 + 막막 : 드디어 시작된 논문 프로젝트

by 쏭스

세 번째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논문 준비에 돌입한다. 연구 주제와 질문, 자료 수집 방법을 담은 트리트먼트를 과제로 제출하고 점검받는다. 비교국제교육학은 일종의 융합 학문이기에 연구 주제가 열려있다. 비교론적 관점에 입각하여 자기 연구를 쌓아 가면 된다. 여러 나라를 비교하거나 한 나라 내 여러 지역을 비교하는 식이다. 지역 이외의 관점, 제도 비교 등 어떤 것도 가능하다.


트리트먼트 개별 피드백이 끝나면 각자 필드워크를 떠난다. 노르웨이인 헨리는 가나로, 스티븐은 아버지의 나라 라이베리아로, 브라질계 미국인 지젤은 프랑스로, 브라질인 엘리는 포르투갈로, 중국인 리와 펑위는 각각 독일과 중국으로, 나는 한국으로 간다. 대부분 부모님의 나라나 자신의 모국, 한 때 인연이 있었거나 앞으로 살고 싶은 나라로 가서 현지 연구를 진행하는 듯하다. 마지막 논문 학기는 슈퍼바이저와 소통하며 100쪽 내외의 논문을 완성하는데 쓰인다.


나는 교사의 교육 철학이 어떻게 실천으로 구현되는지에 관심이 많다.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구조적 요인 또한 한국과 노르웨이 두 지역으로 나눠 비교하고 싶었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무엇을 중시하는지, 평가는 어떻게 하고 그것을 일상 수업과 어떻게 연결하는지,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동료들과 어떤 문화가 형성되는지 등을 알고 싶었다. 한마디로 한국과 노르웨이 고등학교 교사들의 경험을 비교 연구하는 것이다.


내가 노르웨이까지 와서 어렵게 공부하는 이유는 결국, 사회교사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관계 맺으며,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고 싶었다. 스스로를 몰아치다 번아웃 되기 다반사, 학교 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업 이외의 것들, 입시로 옥죄어지는 현실 등 학교 전반에 대한 실상이 노르웨이에서는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연스레 지구 반대편에서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그들을 꼭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이 연구... 과연 시작을 할 수 있을까? 노르웨이의 고등학교 사회 교사들을 어떻게 섭외하지? 막연한 기대 두 스푼에 막막한 현실 여덟 스푼을 더해 논문 작업이란 걸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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