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물으면 알려준다. 단, 먼저 알려주지는 않는다

by 쏭스

논문 주제 선정, 자료 수집과 분석에 있어서 나의 슈퍼바이저 티나는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다. 내가 물을 때 즉각적으로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논문을 전면 영어로 갈아엎기 시작한 후부터 티나에게 자주 도움을 요청했다. 하루라도 빨리 제출하고 싶었기에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실시간으로 드래프트를 보내고, 피드백을 받았다.


연구와 관련한 대부분의 것은, 학생 스스로 알아보고 진행해야 한다. 그야말로 자기 주도적인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을 하라고 먼저 알려주거나 이끌어주지 않는 이곳의 문화가 어느 정도 야속하기까지 했다.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닌가? 방임과 책임의 중간 그 어디쯤에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꼴이다. 연구는 학생 스스로 하는 것이고, 슈퍼바이저는 그야말로 적절한 피드백을 해주는 것까지로 여기는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새삼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더디 걸려도, 시행착오를 거쳐서라도, 학생 스스로 해내게끔 만드니 말이다. 그래서 여섯 학기나 걸렸지만, 내 힘으로 완성한 논문에 자부심을 느낀다. 온갖 고생 끝에 다다른 일종의 성취,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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