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0만 남짓한 노르웨이는 유럽 북서단에 위치한다. 이 먼 곳까지 누가 오겠나 싶지만, 이미 다인종 다민족 다언어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자국어인 노르웨이어가 있지만 대다수가 영어 구사에 능통하다. 방송 자체 제작 비율이 낮아 영미권 프로그램을 많이 수입하고, 더빙보다는 자막 위주로 방송하기에 사람들이 일찍부터 영어에 노출된다고 한다. 외국어 노출과 능숙한 사용은 타문화를 수용하는데도 보다 열린 태도를 지니게 한다.
오슬로에 사는 나는 눈에 잘 띈다. 동양계가 소수인 곳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축되어 살지는 않는다. 피부색과 말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많아서다. 나 역시 이 도시를 다채롭게 구성하는 일부가 된다. 노르웨이 인구의 10%, 즉 50만 명이 살아가는 오슬로는 그 규모에 비해 외국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규모 가족 단위로 살아가는 아프리카계와 아랍계, 수입 식자재 마트 상권을 장악한 터키 및 파키스탄, 베트남계, 건설과 운송업에 많이 종사하는 동유럽계가 대대로 터를 잡고 있다. 당장 오슬로대학교 캠퍼스만 봐도 다채로운 피부색의 학생들로 뒤섞여있다.
나는 영어로 진행되는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스무 명 남짓한 동기들 역시 저마다 직업적 배경과 경력이 다르다.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온 친구들보다 교사, 활동가, 회사원 등으로 일하다 온 경우가 많다. 대륙별 구성을 보면 아시아 8명, 유럽 8명, 북미 4명, 남미 출신이 1명이다. 나처럼 석사 졸업 후 자국으로 돌아가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고, 이곳에 정착하고자 하는 동기들도 있다. 저마다의 사연과 바람을 품고 오슬로에 모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