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우린 참 비슷하게 생각하고 말하는구나! 리

by 쏭스

크링쇼 기숙사 바로 옆에는 송스반 호수와 드넓은 숲이 있다. 다양한 루트를 밟으며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숲의 초록 에너지가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새들의 지저귐에 조용한 숲이 깨어나는 일요일 아침, 나는 중국에서 온 리와 트레킹을 떠난다. 매주 일요일마다 하는 우리의 의식이다. 리는 중국의 어느 대학교에서 교직원으로 일했다. 어느 날 문득 공부를 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단다. 사표를 내고 오슬로로 와서 본업 관련 전문성을 높이고자 Higher education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리는 나의 앞 동에 살고 있다. 전공은 다르지만 뒤늦게 오슬로로 넘어와 공부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선지 공부와 일, 삶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는 그 시간이 편하고 좋다. 특히 공부하며 느끼는 여러 마음을 토로할 수 있어서 좋다. 척하면 척!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그만큼 잘 통한다. 둘 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기에 더 잘 통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말이 맞나 틀리나 검열하지 않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선지 리의 말이 더 잘 들렸다.


일요일 아침의 송스반 호수는 중국과 한국이라는 다른 공간에서 삼십 년 넘게 저마다의 맥락으로 이해하고 구축해 온 세계관이 교류되는 무대가 된다. 오슬로에서의 삶과 이방인으로서의 시각이 공유되는 장이다. 리가 읽어내는 노르웨이와 내가 읽어내는 노르웨이가 교류되는 장이기도 하다. 우리의 대화는 일요일 아침마다 먹는 비타민이 된다. 그 덕에 에너지가 올라온다. 산책 후 먹는 점심, 내가 한국 음식을 대접하면 그다음엔 리가 중국 음식을 대접한다. 그렇게 오고 가는 정을 나눌 수 있는 리가 나는 참 좋다.


리는 담대하고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다. 부드러우면서 강하다. 할 말을 한다. 공부를 진심으로 열심히 한다. 영어를 못해서 움츠러들기보다 영어를 못하기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멋지다. 장차 박사 과정까지 밟으려는 포부를 밝히는 그가 멋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인생을 건 공부 모험을 떠나 온 그가 진심으로 잘 되기를 빈다. 소탈하고 착하며 강인한 정신을 지닌 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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