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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Mar 04. 2018

[로건 럭키] 꼬인 내 인생, 역전의 한탕

영화 - 로건 럭키 (2017) : 브런치무비패스

비가 주룩주룩 내린 2월의 마지막 날, 용산 CGV에서 '로건 럭키'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로건 럭키'는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로 유명한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을 맡은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화려한 배우 캐스팅과 빠른 전개, 반전으로 우리에게 케이퍼 무비의 정석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케이퍼 무비 - 위키백과

하이스트 필름(Heist film) 또는 케이퍼 무비(Caper movie)는 범죄 영화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무언가를 강탈 또는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를 뜻한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조금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 사용된 영화 이미지는 Daum 영화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별 볼일 없던 로건 형제의 인생 역전 범죄 스토리 '로건 럭키' 관람 포인트 5가지를 소개합니다.



01 불운의 상징 '로건 징크스'


출처 - Daum 영화 : 로건 3남매 (지미, 멜리, 클라이드)


이렇게 불운할 수 없습니다. 로건 家의 첫째, 형 '지미'(채닝 테이텀)는 한 때 잘 나가던 미식축구 선수였습니다. 부상으로 다리를 살짝 절게 되고, 그 다리 때문에 겨우 얻은 직장에서도 갑자기 쫓겨나게 됩니다.


둘째, 남동생 '클라이드'(아담 드라이버)는 이라크 파병을 나갔다가 왼쪽 팔꿈치 아래를 잃어버리는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그 뒤로 바텐더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 여동생 '멜리'(라일리 코프)는 동네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3남매 중 그나마 가장 정상적이지만 평소 과속을 즐기는 운전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02 불운은 계속된다



지미가 갑자기 직장을 잃은 그날, 그는 이혼한 전처 집으로 딸을 보러 갑니다. 전처 바비(케이티 홈즈)는 새남편의 사업 확장때문에 딸과 함께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그에게 말해줍니다.


벌이가 변변치 않아 전처에게 딸의 양육권도 뺏겼지만 그나마 가까운 곳에 딸이 살고 있기에 가끔 볼 수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이사를 가게 되면, 이제는 그 만남도 힘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돈 없는 아빠는 딸이 이사 가는 곳으로 따라갈 수도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지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남동생 클라이드가 일하고 있는 술집에서 술을 먹으면서 헛헛한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손님 무리가 들어와서 동생 클라이드의 의수를 보고 놀립니다. 나라를 위해 이라크 파병까지 갔다 온 동생이지만, 현실은 가난과 비웃음일 뿐입니다.



지미는 동생을 대신에서 그들에게 주먹을 날립니다. 동생 클라이드도 더 이상 참지 않습니다. 자신을 놀리던 자들이 타고 온 차에 불을 지릅니다.


그날 지미는 결심합니다.


금고를 털자



03 우리가 한 팀이 될 수 있을까?


금고를 털기 위해 별 볼일 없는 친구들이 뭉쳤습니다.

 

레이싱 경기장에서 보수 공사 인부로 일했던 지미는 경기장 곳곳의 돈이 어떻게 지하 금고로 모이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미는 꼬인 인생, 역전의 한 방을 위해, 레이싱 경기장 아래에 있는 금고를 털기로 결심합니다.


팀을 꾸미기 위해 로건 형제는 제일 먼저 감옥에 수감된 폭파 전문가 조 뱅(다니엘 크레이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를 대낮에 탈옥시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제시합니다.



아무리 봐도 어설픈 로건 형제를 믿지 못하는 조 뱅은 자신의 두 형제들을 참여시킬 것을 조건으로 내세웁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조 뱅 형제들도 이 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팀 멤버로 로건 형제는 평소 스피드를 즐기는 여동생 멜리도 포함시킵니다.



04 존 덴버 'Take Me Home, Country Road'


영화 주인공 지미에게 위로가 되는 노래로 존 덴버의 컨트리 음악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존 덴버 음악이 옛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올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지미의 딸이 학교 장기 자랑에서 준비했던 리한나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아빠 지미가 좋아하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를 부르는 장면은 마치 애국가를 열창하는 느낌까지 줍니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존 덴버의 노래만 계속 귓가에 맴돌게 되네요.




05 적당한 시점에서 그만둘 것


지미가 세운 레이싱 경기장 금고털이 계획의 마지막 10번째는 '적당한 시점에서 그만둘 것'입니다. 어설픈 계획 뒤에 숨겨있던 로건의 계획은 모두가 이기는 완전범죄입니다. 금고를 털린 회사도 알게 모르게 도와준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는 금고털이를 꿈꿨던 로건은 정말 그 꿈을 이룰까요?


돈이 없으면 아빠 노릇도 형 노릇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상에는 돈 말고도 소중한 게 많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인생을 한방에 역전시킬 수 있는 것은 역시 돈이다.(?)


사실 잃을게 더 이상 없는 상황에서 그만둘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성공했다고 믿었던 순간에 로건 형제의 뒤를 쫓던 수사관 사라(힐러리 스웽크)가 로건 형제 앞에 나타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로건 징크스는 아직 끝나지 않은걸까요?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돈이 없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이러한 로건 형제의 어둡고 무거운 현실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특유의 재치있고 유머있는 대사로 영화에 가볍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범죄 영화지만 쫓고 쫓기는 긴박한 액션 장면 없이도 영화 막판의 긴장감을 잘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범죄영화 치고 잔잔해서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의 보험 제도와 기득권의 모순을 거침없이 풍자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많지만 ‘우리 감옥에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라고 우기며 문제를 덮는 극중 교도소장의 대사가 웃기면서 씁쓸합니다.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로건 형제는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입니다. 그러나 영화 속 현실은 돈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한 인생입니다. 잘 풀리지 않는 인생을 사는 로건 형제에게 갑자기 찾아온 통쾌한 행운(금고털이 한탕)을 보면서 마냥 기분좋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영화는 인생 역전의 한탕, 한방은 없다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삶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되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전지적필자시점 영화 한줄총평
[★★★☆☆] 서민 버전의 오션스14 같은 영화, 눈물 나게 안타까운 로건 형제에게 행운만 가득하길...



By. 하누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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