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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Feb 11. 2018

베스트셀러 작가 3인이 말하는 글쓰기 비법

[세바시 특집 강연] 글쓰기를 말하다 (고영성, 김민식, 강원국)

글쓰기 영감은 매일 쓸 때 찾아온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지난 2월 6일,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작가 3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강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세바시 특집 강연이었습니다. '글쓰기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목동 KT체임버홀에서 저녁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세바시 최초의 유료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저의 욕망은 영하 14도의 추위도 뚫고 목동으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글쓰기 고수 3인에게 전수받은 글쓰기 비법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1교시 : '일취월장'의 고영성 작가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3가지 비법



사실 글쓰기 비법은 따로 없다. 그냥 앉아서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비법 1]  두려워하지 마라  

재능 없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맞춤법을 두려워하지 마라    
수준 낮은 글을 쓸까 봐 두려워하지 말라  


고영성 작가는 20대에 특별한 공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할 수 있는 PC방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본인을 변화시킨 일이 발생합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던 어느 날 우연히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보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세상에서 바퀴벌레와 긴 글을 가장 싫어했던 그가 원고지 100장 분량의 '항소이유서'를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그는 변했습니다. 그것도 안 좋게!!!

'글쓰기는 재능 있는 사람만 하는 것이다.'라는 두려움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고영성 작가는 글 쓰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고영성 작가도 30살까지 글쓰기에 재능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글쓰기, 책 쓰기는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사람의 인지 능력은 한계가 있어서 글을 쓸 때 맞춤법, 문법을 다 고려하면서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맞춤법보다 콘텐츠가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맞춤법 댓글에 상처받지 말고 계속 써야 합니다.


못난 글을 쓰다 보면 잘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 그것이 성장입니다.



  [비법 2]  날로 먹을 생각하지 마라  

독서를 하지 않고 글을 쓸 생각하지 말라  


대한민국 30대 사람이 80세에 죽는다면, 죽을 때까지 TV와 스마트 보는 시간은 평균 20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책 읽는 기간은 10개월, 화장실 가는 시간과 같습니다.
-고영성, 신영준의 '완벽한 공부법' 中


사실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글쓰기 비법, 즉 날로 먹는 방법은 없다고 고영성 작가는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강원국 작가도 말했듯이 '좋은 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좋은 자료를 모으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비법 3]  3S를 잊지 말자  

Short : 문장을 짧게 써라
Story :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Seat   : 그냥 앉아서 쓴다


1) Short

글을 쓸 때 문장은 무조건 짧게 써야 합니다. 그래야 의미 전달이 쉽습니다.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단어는 한계가 있습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단기 기억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2) Story

사람의 뇌는 스토리(주제, 교훈)를 좋아합니다. 최고의 스토리는 자신의 이야기이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은 좋아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만 얘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나 대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쌓고,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스토리(Remarkable Story)를 써야 합니다.


3) Seat

"가능하면 글은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영감이 오길 기다린다면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다."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저자 알랭 드 보통

작가들도 글쓰기가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앉아서 써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기 싫을 때 앉아 있으면 일을 하게 되는 것처럼 글쓰기를 하기 싫은데 앉아 있으면 뇌는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서와 글쓰기를 할 때 나의 존재가 풍성해집니다.
여러분의 인생도 글쓰기를 통해 풍성해 지기를 바랍니다.




2교시 : '매일 아침 써봤니?'의 김민식 작가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3단계 글쓰기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이 도움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순간 우리는 성장하게 됩니다.


김민식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이 괴로웠습니다.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구박을 매일 받았습니다. 이렇게 괴로울 때마다 그는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쓴 글을 다시 읽다 보니 문득 자신이 한심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살다가는 집 근처 대학을 갈 수밖에 없고, 자신이 왕따인걸 아는 친구들과 또 같이 대학을 다니며 아버지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집을 벗어나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는 것이 이 괴로운 이 상황을 벗어나는 길임을 그는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괴로움 대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학습을 했는지 일기에 적기 시작합니다. 이 글쓰기로 반에서 50명 중 22등~25등이었던 그는 반에서 2등(학력고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게 됩니다.


김민식 작가가 말하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꿔 준 글쓰기 3단계'는 무엇일까요?



  [1단계]  오늘의 괴로움을 쓴다  

글에는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하소연하다 보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풀립니다. '쓰는 나'와 '읽는 나'와의 대화 속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힘들 때 괴로울 때 글을 씁니다. 글을 쓰다 보면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2단계]  나의 꿈에 대해 쓴다  

내일의 내가 괴롭지 않기 위해 매일 되고 싶은 나에 대해 씁니다. 타인이 주는 조언은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줘야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읽는 나'입니다.



  [3단계]  오늘 한 나의 노력에 대해 쓴다  

오늘 한 나의 노력에 대해 씁니다. 영어 공부 진도를 쓰다 보면 내 노력이 보이니까 자신감이 생깁니다. 불안함을 글로 쓰면서 깨닫습니다.

불안한 시간에 즐거움을 찾자.

글을 쓰다 보면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괴로움을 없앨 때는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 썼더니 다른 사람이 위로를 받습니다.

김민식 작가는 블로그를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맘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순간 우리는 성장하게 됩니다.


영어 공부를 못하는 것은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못 쓸 때는 더 많이 써야 합니다. 글은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면 잘 써집니다.


블로그 글쓰기가 좋은 건 글을 못쓰면 조회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김민식 작가는 보통 한 달을 걸쳐 쓴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고 합니다. 매일 쓰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그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글을 정기적으로 공개합니다. 완성도가 높은 글이 아니어도 공개를 할 때가 있는데,  일단 공개를 하게 되면 더 잘 고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김민식 작가를 가장 괴롭혔던 친구가 '준철', '재국'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연출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중에 드라마를 다시 찍게 되면 최고로 못된 악역 이름에 이 친구 이름을 쓰고 싶다고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꿈이 얼마 후 실제로 이루어집니다.


이 글을 본 박혜련 작가가 드라마 극본 속 악역 이름으로 두 친구 이름을 합친 '민준국' 이름을 쓴 것입니다. 그 드라마가 바로 배우 '정웅인'이 사이코 패스 '민준국'으로 열연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입니다.


여러분의 괴로움을 글로 쓰면 즐거움이 됩니다.




3교시 :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법 7가지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습니다.


감동을 주고 설득을 한다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뇌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강원국 작가가 말하는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법 7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비법 1]  우리 뇌는 구체적일 때 움직인다

최대한 오감을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 사람의 마음은 움직입니다. 예를 들면 그저 '예쁘다'라고 표현할 때에는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다'는 표현 대신 코가 어떻고 입이 어떻다고 구체적으로 묘사할 때, 우리는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예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때 마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실하다는 것을 표현할 때 '성실하다'라는 말을 쓰면 안 됩니다. 성실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비법 2]  우리 뇌는 공감할 때 움직입니다   

글을 읽는 독자에게 '내 입장을 알고 있네'라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독자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 하는 글이 좋습니다. 그래서 강원국 작가는 글을 쓸 때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합니다.


그도 '대통령의 글쓰기' 책을 쓸 때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바로 30대 여성 직장인이었습니다. 계속 그녀가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상무님 됐고요, 자세히 얘기해 주세요!


감정이입, 역지사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공감되는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비법 3]  우리 뇌는 납득이 될 때 움직입니다  

설득이 되려면 설명이 잘 돼야 합니다. 유시민 작가가 토론을 잘 하는 이유는 탄탄한 설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명을 잘 하려면 개념적 사실, 역사적 사실(과거 이력),  법적 사실 이 3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추가로 문화적 배경까지 덧붙이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비유, 예시, 비교를 통해 전달을 하면,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전달하기 용이합니다. 인과관계 또한 맞아야 합니다. 원인이 있으면 그에 맞는 결과가 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영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즉, 설득하는 글을 쓸 때에는 ①풍부한 사실, ②비유와 예시, ③논리적인 인과관계가 필요합니다.



  [비법 4]  우리 뇌는 강요받지 않을 때 움직입니다  

보통 사람이 1분에 말할 수 있는 단어 양은 몇 단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5배 이상의 생각을 사람은 할 수 있습니다. 이만큼 사람은 들으면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글은 읽는 사람 스스로가 움직이게 여백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헤밍웨이는 숨겨놓은 행간의 의미를 독자 스스로가 찾게 하는 글을 쓰는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이런 여백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최대한 빼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나, 매우, 정말'과 같은 단어는 최대한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빼면 독자에게 사유의 공간이 생깁니다.  


독자에게 질문을 해야 합니다. 독자에게 자유를 줘야 합니다.



  [비법 5]  우리 뇌는 이익이 될 때 움직입니다  

글 자체가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인 모습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 지식, 관점 측면에서 내 글이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강원국 작가는 페이스 북에 글을 쓸 때 독자가 웃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웃는 글만 올렸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주지 않는 글은 안 써야 합니다. 독자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을 써야 합니다.



  [비법 6]  우리 뇌는 이야기에 움직입니다   

우리 뇌는 우화, 신화, 사례를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이든 영화든 사람은 반전 있고 의외성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뻔한 이야기는 싫어합니다. 그래서 글에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비법 7]  우리 뇌는 정확하지 않은 것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맞는 단어는 단 하나밖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포탈 단어 사전을 검색해서 가장 맞는 단어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문법에 맞는 문장을 쓰는 방법은 소리 내서 읽어보면 됩니다. 오탈자 없는 정확한 글을 써야 합니다. 글을 읽다가 뭔가 오류를 발견한 순간 독자의 맘은 달아납니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은 스킬일 뿐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잘 씁니다.
그래서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작가 3인의 세바시 15분 강연이 모두 끝난 후 관객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저에게도 글쓰기는 치유의 글쓰기입니다. 이렇게 저를 위해 썼던 글이 최근에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의 어려웠던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쁜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 글 쓰는 것은 여전히 저에게 숙제입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 작가님들을 이번 강연을 통해 더 만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 내내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나눠주고 싶어 했던 작가님들의 진실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모든 관객이 참여하는 퀴즈 프로그램, 열띤 관객 질의 시간, 단체 사진, 작가와의 사인회 만남까지 알찬 구성에 2시간 30분이 지루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그때 함께 느꼈던 감동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긴 글로 정리해 봤습니다. 끝으로 관객 질의응답 시간에 관객 한분이 강원국 작가님에게 한 질문과 답변을 공유드리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Q :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잘 사는 법이 무엇인가요?
A :  노무현 대통령님이 말씀해 주신 '잘 사는 법'으로 답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첫째, 솔직할 것!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반성하면서 살아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시도할 것! 이것이 성공의 요인이다.
       시도하면 성공확률이 50%가 되지만, 시도를 안 하면 100% 실패가 된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하누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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