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팸 예방교육에 스팸을 들고 가다
최근 노인복지센터에서 보안교육을 했다. 평균 연령 75세 이상!
아버님, 어머님 생각이 났다. 스마트폰을 갖고 계시지만 문자 보내는데 매우 서투시다. IT용어도 익숙하지 않으시다.
스팸을 어떻게 설명하나? 보이스피싱, 스미싱, 발신번호 변작! 이런 용어들을 설명해 드려야 한다.
사전에 교육 담당하시는 분이 주의 사항을 알려주셨다. ‘10분 이상 이론 수업 집중하기 어려우시다. 동영상을 중간중간 틀어드려야 한다. 영상 포함 총 이론 수업은 30분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설문지도 받으려면 노안으로 글자가 잘 안보이시기 때문에 읽어주셔야 한다. 그리고 설문지 시간이 10~20분 걸린다.’
이렇게 꼼꼼하게 챙겨주신 만큼 가볍게 생각했던 교육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일반인 보안 교육보다 더 쉽고 재밌어야 한다. 어떻게 더 쉽고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음의 특단의 대책을 세웠다.
여러분? 이상하다.
아버님, 어머님? 너무 오버하는 것 같다.
사소하지만 어떤 표현이 친근하면서 예의를 지키는 호칭 일지 고민이 되었다. 다행히 노인복지센터에 계신 담당 선생님이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쓰셔서 어르신으로 확정!
1) 스팸 :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
이렇게 읽다가는 주무실 것 같았다. 스팸(햄 통조림)을 사 가지고 가자! 스팸 설명할 때 스팸을 보여 드렸다. 이 햄 통조림을 만드는 회사(homel foods사)에서 만든 통조림 상품명이 원래 ‘스팸’인데 하도 광고를 심하게 해서 그 뒤로 광고를 심하게 하는 놈들을 ‘이 스팸 같은 놈들~’이라 부른다고 말씀드렸다.
스팸은 불법은 아니지만 내가 필요한 정보를 못 보게 한다. 도박, 불법 의약품, 불법대출 관련 광고는 불법이다. 불법스팸은 ‘118 ARS’ 또는 KISA 불법스팸대응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2) 보이스 피싱 vs 스미싱
보이스 피싱 : voice(음성) phishing
스미싱(smishing) : sms(문자)+phishing 합성어
그럼 피싱(phishing)은?
private data(개인정보)+ fishing(낚시) 합성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여 인터넷, 이메일 등으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탈취한 후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신종 사기 기법이다. 주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개인이 금융정보(계좌번호), 개인정보(ID, 패스워드 등)를 입력하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이렇게 설명드리면 뭔가 복잡하다. 단순 명료해야 했다.
보이스 피싱 : 목소리(전화)로 사기 치는 것
스미싱 : SMS(문자)로 사기 치는 것
3) 발신번호 변작
‘070’ 번호만 안 받는다고 보이스 피싱을 피할 수 있을까?
‘02-112’, ‘1588~’로 시작되는 번호도 안심할 수 없다. 보이스 피싱, 스미싱 같이 전자금융사기를 위해 전화 및 문자를 보낼 때 공공기관, 금융기관 전화번호를 변경할 수 있다.
발신번호 변작은 형사처벌 대상이다. 허용해 준 통신사도 처벌받는다.
‘교육 목표는 어르신들이 사이버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더도 말고 3가지만 알려드리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례를 설명드렸다.
1) 금융감독원, 경찰청, 검찰 그리고 계좌번호!
3개 기관 중 이름이 하나가 나오고 계좌번호 이야기가 나오면 100% 사기다. 전화를 끊어야 한다.
2) 자식 납치 협박 전화!
요즘 CCTV가 많아서 납치하기 쉽지 않다.
특히 요즘은 자식들 목소리까지 똑같이 흉내 내고 있으니 일단 전화를 더 듣지 말고 끊으셔야 한다. 최근에는 자녀를 사칭하여 카카오톡으로 상품권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하는 사기도 많다. 항상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입금해 달라고 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3) 세상엔 공짜가 없다!
스팸(광고성 문자와 전화)을 적게 받는 방법은?
‘선택 동의는 무조건 체크하지 마세요.’
개인정보에는 필수, 선택 동의를 구분해서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광고 문자 수신 동의는 선택 동의에 해당되기 때문에 회원 가입 또는 서비스 신청 시 ‘선택’ 동의만 체크하지 않아도 광고 문자를 적게 받을 수 있다. 서비스받는데 아무 문제없다.
더불어 전화로 화장품 샘플을 보내준다고 하던가 건강식품을 무료로 보내준다고 하면 절대 받으면 안 된다. 샘플과 본품을 계약서 동봉해서 보내서 본품을 뜯는 순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시중 5만 원 상품을 30만 원에 판매하는 피해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스 피싱이나 스미싱 피해를 당하셨을 때 꼭 가족분들과 상의하라고 말씀드렸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특히 연로한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은 악랄하다. 나쁜 사람들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얻고 자책감에 건강도 상하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들도 피가 마른다. 보이스 피싱은 온 가족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중범죄다.
나 역시 보이스 피싱은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소중한 가족이 겪게 되면 알게 된다. 누구나 당할 수 있다. 내가 이 강연을 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걱정과 달리 그 어떤 강연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린 것보다 내가 얻은 것이 더 많은 특별한 강연이었다.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다시 한번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