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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Sep 09. 2018

AI로 내 몸이 업그레이드 된다면?

영화 - 업그레이드 (2018)

AI(인공지능)로 일어날 수 있는 암울한 미래(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는 많다.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AI...


그런데 영화 '업그레이드'는 기존 AI 영화와 좀 다르다. AI 로봇이 아니라 AI가 결합된 사람이 등장한다. 인간의 두뇌가 업로드된 슈퍼컴퓨터 이야기를 다룬 '조니 뎁' 주연의 영화 '트랜센던스'가 있었다면, 이 영화는 최첨단 AI '스템'이 인간 몸에 이식되면서 일어나는 상상초월의 이야기이다.


* 이 글은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 사용된 영화 이미지는 Daum 영화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 : 자율주행 자동차 vs 아날로그 자동차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주인공 그레이(로간 마샬그린)는 여전히 아날로그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아내 아샤(멜라니 발레이오)는 그와는 반대로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을 충분히 즐기며, 자율주행 자동차로 그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집에 돌아오는 일상에 익숙하다.


그레이와 그의 아내 아샤, 그리고 자율주행자동차


퇴근하고 집에 온 그녀에게 고객에게 완성된 자동차를 배달해 줘야 한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그레이에게 자동차를 주문한 고객은 다름 아닌 배슬 컴퓨터 CEO 에론 킨(해리슨 길버트슨)이었다. 에론의 집에서 그를 보자마자 바로 알아본 아샤는 코볼트 사에서 자신은 로봇 수족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최첨단 두뇌 칩의 생체 이식


에론은 그레이와 아샤에게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소개하지만, 그레이는 실업자만 늘어날 뿐이라고 냉소를 던지고 나온다.  

그레이가 바퀴벌레같이 생겼다고 말한 이 칩이 최첨단 AI '스템'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날 저녁, 자동차는 오류를 일으키며 집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레이는 자동차를 수동으로 세워보려고 했지만 결국 장애물과 부딪혀서 차가 전복되고 만다. 사고가 나자마자 차 한 대가 바로 와서 도와주러 왔다면서 그레이와 아샤를 차에서 꺼내 주지만,  이 정체 모를 사람들은 그레이와 아샤를 총으로 쏘고 바로 사라진다.


비극은 이렇게 하루아침에 일어났다. 이 사고로 아샤는 죽고 그레이는 척추신경이 끊어져서 전신마비가 된다. 3개월이 넘었지만 야사를 죽이고 자신을 다치게 한 범인을 경찰은 잡지도 못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아무런 희망이 없이 전동휠체어와 로봇팔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 그에게 에론이 찾아온다.


에론은 그레이에게 최첨단 두뇌 '스템'을 끊어진 척추에 이식하면 걸을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스템이 끊어진 신경과 뇌를 이어준다는 것이다. 단, 이 모든 사실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비밀이어야 했다. 그는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아샤를 죽인 범인을 어떻게든 찾아야 했기에 결국 이 비밀스러운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 비밀 수술을 진행하고 그레이가 집에 돌아온 날, 그는 이상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스템'이었다. 스템이 고막 신경에 신호를 보내 말을 건넨 것이다. 스템이 자신의 생각을 대신해 몸을 움직여 줄 것이라는 말만 들었지 또 다른 자아가 자신 몸 안에서 마을 걸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 하였던 일이었다.


자신의 몸 안에서 말을 거는 또 다른 자아가 있다는 것이 끔찍했지만 스템의 능력으로 범인의 단서에 접근하면 접근할수록 그는 점점 그에게 의지하게 된다.


#난 닌자가 아니야! 최첨단 기술이라고!


1) 척추에 이식된 '스템'은 그레이 눈을 통해 본 범죄 현장을 찍은 드론 영상 정보를 분석하여 용의자의 집주소까지 순식간에 알아낸다.


2) 용의자 집으로 증거를 찾기 위해 몰래 잠입했지만, 그의 의도와 다르게 용의자와 맞닥뜨리고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 순간 위험에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스템'에게 주자마자 그는 엄청난 스피드로 용의자의 공격을 피할 뿐만 아니라 단번에 제압을 한다. 그러나 감정이 없는 스템은 그레이의 바람과 달리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용의자를 잔인하게 죽인다.

그레이가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최첨단 두뇌 '스템'에게 넘기는 순간, 통제 없이 잔인하게 공격하고 있는 자신의 몸을 그저 고통스럽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3)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다. 그레이는 살인 용의자로 경찰 코르테즈(영화 'Get Out'에 출연한 베티 가브리엘)의 의심을 받고 있었고, 스템은 그에게 의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행동과 답변을 알려준다.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말고 답변하세요.

그녀가 넘겨짚는 거니 모른다고 얘기하세요.

살인 사건 현장 근처에서 그의 움직임을 확인한 경찰 코르테즈는 그레이의 집으로 찾아온다.


4) 닌자처럼 신체 모든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그레이! 스템이 통제하는 그의 신경은 그를 로봇처럼 움직이게 하고 있다. 스템은 그레이 신체와 결함하면서 신체 감각의 통증 조절, 반응 속도, 주변 디지털 기기 접속까지 스템이 하지 못할 일은 더 이상 없었다.

가슴을 칼에 찔려도 스템이 통증을 조절해 줘서 그레이는 고통이 없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모습은 마치 터미네이터와 같다.


5) 그레이가 쫓는 용의자들도 업그레이드된 또 다른 인간이었다. 신체의 일부를 로봇으로 이식한 전직 군인 출신들이 어쩌다 이 일에 얽힌 걸까?

로봇수족이 이식된 전직 군인 : 팔에 총알을 넣으면 손바닥을 통해 총알이 발사된다.
(좌)그레이와 (우)용의자 피스크 : 재채기 총알 씬(?)을 보여 준 피스크 역시 업그레이든 된 신체 능력을 가졌다. 그의 로봇 눈은 투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 몸에 있는 AI에게 지배당하다.


스템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그레이는 스템의 통제불능 살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그레이는 아내를 죽인 진범을 잡고 자신 몸의 통제권도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 '쏘우'의 각본을 쓴 '리 워넬' 감독 작품답게 극한 상황으로 몰아붙이는 잔인한 연출이 돋보인다. 그레이 역을 맡은 '로간 마샬그린'의 복수심과 통제불능 액션은 마치 영화 '존 윅'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 화려하고 잔인한 액션을 뒤로 AI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는 모처럼 본 수작이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이 질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AI에게 윤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 IEEE(국제표준기구)에서 마련한 AI에 관한 윤리지침



전지적필자시점 영화 한줄총평

[★★★★★] AI 기술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또 하나의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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