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DC 영화
원더우먼
★★★☆☆
2017년
감독. 패티 젠킨스
갤 가돗 , 로빈 라이트 , 크리스 파인
" 두 여성이 만들어낸 DC의 부활"
원더우먼은 과거의 히어로 였을 뿐이었다.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중에 과거 원더우먼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옛 영광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90년대 태생인 나에게는 매우 생소하다. 촌스러운 의상과 솔직히 잘 상상가지 않는 여성히어로. 이런 과거의 유물이었던 한 낫 캐릭터를 처음 끌어낸 건 DC히어로의 망작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였다.
유일하게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살아남은 히어로가 아닐까 싶다. 남자들 속에 튀어나온 구릿빛 피부의 한 여성. 그녀의 역할은 쌓아져가는 먼지 속에서 태어났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두 히어로를 밀쳐내고 아주 겸손하게 말이다. 그때 부터였다. 원더우먼이 기대됬고, 갤 가돗 이라는 배우가 누군지 궁금해지기 시작한건.
갤 가돗만이 원더우먼이 아니었다. 숨은 원더우먼은 따로 있었다. 감독 패티 젠킨스다. 패티 젠킨스는 따로 이름난 감독은 아니다. 영화라고 해도 14년전 ‘몬스터’로 매드맥스의 샤를리즈 테론에게 아카테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감독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패티 잰킨스와 갤 가돗, 두 여성의 스팩으로는 절대 ‘원더우먼’이라는 대작에 낄 수 없는 처지 였을 것이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 수어사이드 스쿼드 라는 헐리우드 대스타들이 무너지고 DC를 끌어올린건 무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패티 잰킨스와 갤 가돗이다.
영화의 몰입도나 스토리, 구성, 전개 등 모든 부분이 다 좋았다고 할 순 없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았으나 몰입이 필요한 장면들의 부재가 엿보인다. 원더우먼 만이 몰랐던 자신의 존재이유와 신의 배진자 아레스의 등장과 죽음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히 아레스만을 쫒는 원더우먼. 영화에서는 이를 그녀의 순수성에 의해서 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러한 단순함은 공허함과 허무함으로 다가왔다. 물론 이런 결정적인 사건들을 제외한 소소한 스토리나 강인한 눈빛에 어색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갤 가돗의 짙은 눈썹과 과거 이스라엘 군인이었던 그녀의 액션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남자를 처음 접한 원더우먼과 평균이상의 남자가 주는 답답하지만 긴장되는 러브라인 그리고 3명의 친구와 한명의 비서가 보여주는 깨알같은 재미만으로 영화 원더우먼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또한 원더우먼은 현재만을 보고 즐기기는 아까운 영화다. 그녀의 존재감으로 땅끝으로 사라진 저스티스리그가 어떻게 부활할지 그리고 헤어지지 않고 진행될 패티 잰킨스와 갤 가돗의 두 번째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되는 바이다. <HAN VO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