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같은 궤적이 있는데
옛 적, 아버지는 늘 집에 쌀, 물, 불, 간장(소금)이 떨어지는 것을 유난히 마음 쓰셨다. 가난도 한몫했으리라
그리고 30년 정도 저녁마다 엄마와 화투를 치시며 장부를 적으며 이를 치매예방이라 하시지만, 방 밖으로 두런두런 하루 살이 이야기를 나누시는 소리가 들렸다. 화투는 늘 서로 대화를 하시려는 마당일 뿐
몇 년 전부터는 음식을 조절하시는 엄마를 위해 고구마 삶아두기, 두유 사놓기 등 몇 가지 일을 추가하셨는데, 언제나 있던 것처럼 항상 그 자리에 놓여 있어서 이것이 원래인 것만 같다
아침마다 16가지 운동을 하시는 것도 40여 년 하루를 거르시지 않으셨고
아버지 누에고치에서 실 잣듯 나오는 글쓰기가 또 그렇다
언젠가 서울대 나온 외삼촌이 "현기는 학자인데 공부를 안 해" 하시자, "야 나는 늘 하니까 안 하는 걸로 보이는 거야" 하셨다
그렇다, 습!
그것이 자기는 물론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이다
요즘 구멍 난 무뢰한들 자기를 다투어 내보이려 하지만, 이 조용한 습보다 나은 혁명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