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짧은 감상평
우리는 보통 두 개의 정체성으로 사회를 살아간다.
내가 진짜 원하는 나와 사회가 규정하는 나.
세상이 정말 살기 힘든 것은, 우리가 두 개의 사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크루엘라>를 보고 오랜만에 영화 퇴장길을 파워당당하게워킹했다.
세상이 규정하는 나를 죽이고 내가 원하는 나의 길을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걷는 크루엘라를 보니 그래도 될 것 같았다.
크루엘라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옷인 것도 상징적이다.
옷은 비유적으로 두루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한 사람의 개성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여전히 나는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고려하여 옷을 입을 것이고 머리를 자를 것이다.
내 몸에 새기는 타투도 내 것이 아니고, 내 글도 내 글이 아닌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진짜 나는 천천히 사라지게 되겠지..
현실을 사는 것은 그렇게 천천히 진짜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있으면 크루엘라가 당신의 눈 앞에 나타나 귀싸대기를 날릴 수도 있다.
그러니까 최소한 걸음이라도 당당하게 걸어보기.
그렇게 진짜 나를 살려 놓으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크뤨라처럼 나의 부모를 죽인 원수 밑에 들어가는 것까지도 버틸 수 있는 것 아닐까.
혹시 어딘가에서 당당하게 걷고 있는 저를 마주친다면 못 본 체하거나 하이파이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