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를 의심합니다.
씨네21에 글 두 편을 쓰고 하루아침에 영화평론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엄마 나 이제 영화평론가래.”
“누가?”
엄마는 씨네21을 모르지만, 아무튼간 기뻐하셨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아직 제가 영화평론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은 저의 첫 응모였고, 그래서 씨네21에서 요구하는 길이의 긴 글을 써본 것 역시 처음이었으며, 태어나서 한 번도 영화 관련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옛작품들을 찾아 봤었고, 혼자 6일 동안 부산영화제에서 하루 종일 영화만 봤었던 적도 있었으며, 아무도 봐주지 않는 블로그에 오랫동안 나름의 글을 써왔고, 뭐라도 하고 싶어서 영화 팟캐스트를 만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구독했던 씨네21을 도저히 둘 곳이 없어 힘들게 처리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렇게 바라고 꿈꿔왔던 일인데.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영화평론가가 되어버리니 솔직히 당황스럽습니다. 아직 저는 내 머릿속에 있는 ‘멋있는 영화평론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전히 영화사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숱한 영화들을 보지도 못했으며, 심지어 본 작품의 상당수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씨네21이나 기타 영화 잡지들(기타라고 해서 죄송합니다)에서 발표되는 영화 평론글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래도 저를 영화평론가라도 해도 괜찮은 걸까요?
그런데 대체 영화평론가는 무엇일까요.
영화평론가는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저는 과연 멋있는 영화평론가가 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제가 브런치에 쓸 글들은 아마 이런 고민들이 묻어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 고민에 너무 깊게 빠져 이 주제 자체에 관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보통은 평소에 보는 영화들에 관한 글을 쓸 것입니다.
이게 평론이 맞는지 아닌지는 읽으시는 분들이 판단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