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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철홍 Jun 29. 2023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시리즈라는 운명을 몸으로 흡수한 한 사람이 이 영화에 있다. 시리즈는 곧 계속된다는 말과 같은 말. 그러나 인간은 당연히 계속될 수 없으므로, 인간의 몸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시리즈 역시 영원히 계속될 수 없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곧 시리즈라는 것을 아는 사람, 자기 자신 때문에 이 시리즈가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 사람은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계속하고 싶지만 계속할 수 없는 몸을 이끌고. 아니 어쩌면 이 사람 또한 계속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운명처럼 이 시리즈에 다시 몸을 들이밀고야 만다. 그렇게 시작되는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귀환. 마지막 귀환이라는 어드벤처. 이건 시리즈가 시작했던 1981년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던 운명. 내가 없으면 이 시리즈도 없다는 것, 내가 없으면 이 세계도 없다는 말이 주는 엄청난 압박감이 한 인간을 짓누르지만 그는 마침내 운명의 다이얼을 찾아내 그것의 제작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이 과거에 영원히 머물게 해달라는 말을 한다. 그것만이 시리즈를 계속할 수 없는 자신이 영원히 시리즈를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그래야 이 시리즈가 끝나도 이 세계만큼은 영원히 존속될 수 있다는 것처럼. 고고학 박물관 같은 시간대에 자기 자신을 영구 보관하려 한다. 그렇게 운명에 맞서 자기 자신의 피날레를 스스로 정하려는 자가 이 영화에 있다. 그의 이름은 곧 모험이라는 말과 같은 말. 어쩌면 그는 ‘계속되는 모험’이라는 획득 불가능한 보물에 가장 근접한 사람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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