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 그 좋은 취미

by hanxs

근육이 움직이니 머리도 움직인다. 한 동안 쓸 일이 많지 않던 근육을 쓰고 있다. 일 근육은 아니고 육아 근육이라고 하면 아내가 피식 웃겠지만 말이다.


원래 만들기를 좋아했다. 어릴 적, 국민학교 4학년 때 과학반이었고 5학년 때는 기술장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각 학교마다 대표로 2명이 나가는 목공 경진대회였. 어제 먹은 저녁 메뉴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당시 대회에 나왔던 도면은 또렷이 기억한다. 평범한 일단 책꽂이 도면이었다. 경진대회에서 빠질 수 없는 함정? 이 하나 있었다. 평범한 책꽂이처럼 보였지만 도면을 잘 보면 양쪽 책꽂이를 안쪽으로 5미리 안쪽에 넣어야 했다. 2시간에 만들기에 너무 평범했다고 생각했던 문제에 예상 못한 함정을 넣었다. 운 좋게 내 눈에 그 부분이 확인되어서 우리는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6개 팀 중에서 2등인 셈이다. 3팀 정도는 도면의 함정에 빠졌다.

중고등학교 때는 납땜을 해서 무전기와 라디오 같은 전자제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성인이 돼서도 취미로 도자기 만들기 같은 손으로 하는 잡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종이 접기는 아이 덕분에 접하게 된 새로운 놀이다. 물론 내가 어릴 적에도 해 봤지만 지금처럼 본격적으로 시간과 정성을 합법적으로 투입하게 된 건 모두 아이 덕이다. 처음엔 5살 아이를 위한 책이었다면 이제는 성인을 위한 종이접기 책으로 아이와 놀고 있다. 아이와 시간도 보내고 내 취미도 하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색종이를 이용해서 동물, 곤충, 공룡, 장난감을 만들다가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고난도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제 종이 접기는 아이의 시간이 아니라 아빠의 시간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이력서에 '그림도 그립니다'라는 내용이 있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명작 '모나리자'를 그린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소개했다고? 하지만 그 시대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훌륭한 스펙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면 이해가 간다. 마찬가지로 내가 '종이 접기도 좀 한다'라고 하는 것이 전혀 내 이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나를 위한 힐링의 소소한 취미로 족하다.


골프, 스킨 스쿠버, 등산, 낚시 이 시대에 어울리는 취미도 물론 좋다.

종이 접기는 사실 취미란에 넣기에는 '접고' 싶은 조금은 어색한 취미지만 나에겐 좋다. 게다가 소근육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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