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홍수다. 여기저기 가입한 사이트가 너무 많다. 로그인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1990년 '야후'라는 웹사이트 나온 시점인 것 같다. 이전까지는 컴퓨터를 사용해서 작업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대학을 들어가서 웹사이트를 본격 사용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했다. 지금은 사라졌는데 '나우누리'라는 사이트 가입할 때 이름 이니셜을 아이디로 했는데 가입 도와주는 쪽에서 내가 써준 한철승의 이니셜, 'hancs'가 이미 있어서 임의로 'hsnxs'로 바꿔서 가입시켰다. 그 후로 지금까지, 그러니까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서 나의 아이디는 'hanxs'로 사용하고 있다. 의외로 아이디 중복검사에서 걸리지 않는다.
다음은 비밀번호다. 대학교 때 학번을 사용하고 있다. 생일 이외에 영어와 숫자 조합으로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문자 조합이라 아이디와 마찬가지로 거의 20년 넘게 사용했다. 물론 내 대학 친구들이 기억을 더듬을 수 있겠지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던 사이트는 이제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요즘은 다른 아이디와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나름의 보안 전략이다. 그런데 내 인생 두 번째 로그인 정보는 수시로 바꿔가며 보안에 신경 쓰고 있는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자꾸 비번일 틀려서 새로 세팅하는 일이 잣다. 기존과 다르고 눈치채지 못하게 하겠다고 특수문자를 '!'부터 '*'를 중간에 넣다 보니 사이트마다 조금씩 특수문자의 순번이 차이가 난다. 어디는 기본 비번 +! 가 있고 어디는 기본 비번 + % 인 곳도 있고 이건 거의 자기 꾀에 빠진 여우 꼴이다.
돌고 돌아서 해답을 찾았다. 종이와 연필이 이다. 실제 종이에 적은 건 아니지만 사이트 비번을 액셀에다가 저장해 두었다. 비번 걸어서, 그리고 못 미더워서 프린트 한 장해서 책상 서랍에 두었다.
블록체인의 암호화 시대에도 이 방법이 내게는 가장 확실한 믿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