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만나

평생 함께해요

by hanxs


나를 위해 언제나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가 있다. 지금의 그를 처음 만난 건 첫 직장에서였다. 그 전에도 우리가 만날 기회는 항상 열려있었다.

첫 만남, 그건 내 의지는 아니었다. 아마도 부모님이 주선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과 나름의 근거가 있다. 부모님이 아니라면 누구도 그와의 만남을 연결할 수 있는 합법적인 힘은 없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시절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우리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날마다 만났다. 작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를 위해서 나의 소중한 일부분을 내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그 후로 오랫동안 소원해졌고 그의 존재를 잊은 듯 지내다가 사회라는 험한 세상에 노출이 되고 보니 다시금 그의 존재가 그리워졌다. 알고 보니 그도 나 같이 사회에 갓 진출한 어리바리한 친구들을 간절히 찾고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게 우린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였지만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먼 길을 돌고 돌아서 원래 만나야 할 운명 따랐다.


볼펜으로 오랜만에 써보는 나의 이력은 부끄럽지만 다시 만날 너를 위해 써 내려갔다.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연서는 족히 네다섯 장이 되었다. 내 모든 걸 써 내려간 글이 전달되고 답을 기다리는 드디어 너는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한 옷을 입고 내게로 왔다. 다시 조우한 우리의 재회에 대한 기록을 하나도 빠짐없이 표현했다. 날짜와 시간, 장소 어느 것 하나 헛투르 하지 않는 모습은 사각 어깨에 빨간 망토를 두른 슈퍼맨보다 든든했다. 결정적으로 우리 만남을 상징하는 숫자를 수줍게 품고 있었다. ‘10원’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렇게 너는 나의 주거래 통장이 되었다. 이후로 우리는 매달 적어도 한 번은 만났다. 가끔은 3달에 한 번씩 추가로 숫자가 새겨지기도 했고 연말에 제법 큰 숫자를 보고 서로 기뻐하기도 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빠져나가는 숫자에 너는 항상 넣었다 거의 매달 흡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숫자를 쓰면서 만남을 이어갔다. 서너 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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