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상상이 멈춘 그 지점에 있다.
- 한계는 상상이 멈춘 그 지점에 있다.
나는 VR(가상현실)로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한다. 가상현실은 말 그대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체험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라고 하는, 스키 탈 때 쓰는 고글처럼 생긴 장비를 하고 '놀라고', '소리치고', '더듬거리는' 모습을 본 적 있다면 VR에 빠진 사람을 본 것이다.
요즘 많이 인식이 바뀌었지만, 처음 VR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2013년에, 사람들은 많이 생소해했다. 당시에 만났던 사람 중, 열 명이면 여덟 아홉은 '그런데 VR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했다. 이미 알고 있는 한둘도 'VR은 게임 아니에요? 이걸로 무슨 교육을 해요'라는 말로 힘 빠지게 했다. 100%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게임처럼 재미있는 콘텐츠'라는 표현을 쓸 때 한없이 작아지게 하는 반응이었다. 특히 선생님이나 학부모였던 그분들에게 '게임'이란 단어는 금기어였다. 그런 대접을 받던 기술이 최근에는 TV 광고 속에도 심심찮게 HMD 쓴 모습이 나오는 걸 보면 많이 대중화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VR의 핵심은 경험이다.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험재인 책을 살 때도 보면 서점에서 직접 선택, 지인의 추천, 온라인 서평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한다. 이런 의미에서 VR은 경험재 중 최고 난이도에 속하는 제품이다. 설명을 듣거나 영상을 보는 간접 경험으로는 참 맛을 알 수 없다. 심야에 나오는 라면 선전은 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고일만큼 강력한 경험의 결정체라면 사람 몸속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나노로봇을 타고 물리치는 VR의 경험은 글로는 1% 이해 가능하고 영상으로는 10%저도 이해가 전부다.
"어떤 일 하세요?"
"네, VR로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아! 재밌겠네요"
"네, 그렇죠. 혹시 VR 해 보셨어요?"
"아, .... 음, 아니요. 애들은 좋아하던데..."
"맞아요. 좋아하죠. 재미있는데 한 번 꼭 해보세요."
"아, 네 저는 좀, 다음에..."
요즘도 비경험자와 대화는 대략 이렇게 흘러간다. 직접 체험한 사람들이 BTS의 아미(ARMY)라면 경험 못한 사람들은 BTS를 모르는 군인(ARMY) 일 뿐이다.
기술은 지금도 쉬지 않고 발전하고 있다. 첨단 기술에 대한 공포감이나 적대감을 느끼는 테크노포비아로 살면서 외면하기엔 우리가 얻는 편익이 많다.
VR 하는 인간으로서, 가상세계에서는 보통의 사람도 특별한 존재가 되어 '무엇이든 경험'하게 해 준다. 가상현실은 마음만 먹으면 소방관이 돼서 불도 끄고 서쪽 하늘 새초롬한 금성에 가서 탐험을 지금 당장 할 수 있게 해준다. 한계는 우리 상상력이 닫히는 그 지점에만 있다. 한계가 없는 VR이 좋아서 나는, VR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VR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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