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으 일에 충실합시다
뉴스를 안 본지가 좀 됐다. 온통 나쁜 소식으로 도배된 뉴스를 듣고 있다 보면 절로 세상에 대한 긍정의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서 일부러 뉴스를 찾아보는 일은 하지 않는다. 뉴스를 보지 않는다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초연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분명 영향을 끼칠 일들은 어떻게 해서든 나에게 전해오기 마련이다. 내가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말이다.
둔감해지려 해도 요즘 성범죄니 N번방이니 하면서 외면할 수 없게 압도적으로 전해진 소식에 한 가지 의문의 들었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범죄에 관대해 보이나? 실제로도 형량이 너무 가볍다. 미국에서는 무기징역이 가능한 범죄자가 한국에서 1년 6개월이란 단기 복역 후 출소된 사실에 국민의 공분이 일고 있다. 죄에 대한 처벌이 절대적 기준이 있지는 않아도 인간이라면 갖는 공감의 범위는 있다.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한 참 벗어난 사법부의 판단은 불신받기에 충분한 행위다. 그러다가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이슈를 알게 되었다. 이런 파렴치한 범죄자들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디지털에 그들의 신상을 올려서 감속에 수감시키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가해자는 형을 잠깐 살고 나와서 햇빛을 보는데 오히려 피해자들이 영원히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가해자들을 사이버 공간에서 영원히 구속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다니 반가우면서도 씁쓸했다. 호기심에 잠깐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 분노의 순간적인 배설 공간으로 역할은 했지만 왠지 모를 허무함과 무력감이 뒤를 이었다. 고통받고 있을까? 가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까? 그들이 고통받는 만큼 피해자의 고통이 덜어지기는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꼬리가 다시 머리를 물었다. 사회적 고통만 커지는 것 같다.
사법부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게 한다면 국민은 일상을 살면 된다. 이런 사건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 줘야 한다. 언제까지 여기에 분노의 에너지, 걱정의 에너지, 불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살 수는 없다. 자신의 일을 하는데 써야 할 에너지를 허튼곳에 집중하게 하는 일은 제발 없으면 한다. 그렇게 살기에는 우리의 삶이 하루하루 고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