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가 시각을 통해 오는 건 아니지만 눈으로 보면 더 잘 맡아진다. 향에 민감한 편이다. 백화점에 가면 목욕 용품점이 있는 코너 앞은 지나가기 힘들 정도다. 특히, 향이 나를 행해 공격해 오는 듯해서 멀리 돌아가야 한다. 위층이 그렇고 1층에 화장품 코너도 쉽게 다니기 어려울 때도 있다. 향수 코너는 향이 은은한 듯하면서도 강렬함이 배합되어서 코에 스미는 냄새가 견디기 힘들다.
향수를 매일은 아니지만 종종 쓴다. 지인이 선물해준 까만색 사각병이 고급진 몽블랑 향수는 강해서 특별한 날만 쓴다. 비즈니스 전투력이 필요할 때, 짙은 향이 중년의 남자의 깊이를 대변해주는 듯해서 중요한 미팅 자리에 하는 편이다. 그에 반해 평상시에는 내가 직접 고른 향수를 쓴다. 보슬비가 내리는 숲을 거닐 때 나는 향긋한 내음처럼 신선한 향을 좋아한다. 내가 써도 좋고 지인들 선물용으로도 좋다. 해외 출장길에 우연히 알게 된 '조 말론' 향수는 내가 맡아보고 내 거다 하는 향을 조합한다. 그래서 선물하고 나중에 지인에게서 그 향이 나면 반갑기도 하다. 선물의 보람이랄까.
나는 조 말론의 English peer & Freesia Cologne을 쓰는데 깊이 있으면서도 상큼한 향이 지속되어 좋다. 나라는 사람도 이러하면 좋겠다. 바다처럼 깊이 있고, 오래되어도 항상 새로운 사람이면 좋겠다.
#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