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암이 흐른 자리에 핀 '서운함"
하루 종일 무언가를 했다. 월요일 주간회의 1시간 30분을 했다. 11시 30분에 기획서 PPT 10장을 만들었다. 전화 통화는 5통을 했다. 대출 전화와 보험가입 전화를 뺀 순수 업무 관련 전화다. 점심에는 돼지국밥을 OO신문 K와 함께 하고 후식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다. 3시에는 오전에 만든 PPT에 도형과 표를 넣어 완성했다. 4시에는 업무 고민을 상담하러 온 K와 1시간 이야기도 했다. 6시에는 L과 목요일 거래처 미팅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했다.
오전 12시께 통화 이후에 발생한 모든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영화 기생충 개봉과 비슷했던 경쟁작이 무엇이 있는지 기억 못 하는 것처럼 12시 이후는 기억에서 사라졌다.
통화한 사람은 평소에 내가 마음을 쓰고 챙기던 H인데 '오해'를 해서 나를 원망하는 내용의 전화였다. 100% 오해였다. 전화기 너머의 분노가 화염이 수화기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태 수습이 먼저 그리고 난 후 오해를 풀자고 생각했다. 화산이 폭발해서 용암이 흐르는데 물을 뿌린다고 식을 리 만무하다. 일단 용암을 바다로 흐르게 하고 봐야 한다.
다행히 사태는 수습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용암이 흐르고 지난 자리에 '서운함'이 피어났다. 당장이라도 전화를 해서 오해도 풀고 서운함을 토로하고 싶지만 오늘은 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내 마음속에도 용암이 흐를고 있으니까...
#hanxs
#오해
#서운함
#용암
#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