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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보노 Jul 25. 2020

축구신의 가호를 받는 남자

우승이란 우승을 다한 지네딘 지단 당신은 도대체

뛰어난 능력이 있어도 항상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진리는 축구에서도 통용된다. 리오넬 메시가 대표적이다.      


메시는 FC바르셀로나에서 모든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정작 아르헨티나 대표팀 경력은 초라하다. 월드컵은 물론 코파 아메리카(남미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모두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토털 풋볼의 지휘자이자 FC바르셀로나의 정신적 지주였던 요한 크루이프도 월드컵 우승 경험은 없다.       


지네딘 지단은 그렇지 않다. 축구선수로서는 물론 심지어 감독으로서도 ‘넘사벽’ 커리어를 쌓았다. 더욱이 무서운 점은 그의 커리어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경력에 일부 축구 팬들은 지단을 ‘축구신의 가호를 받는 남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 이번 글은 선수 혹은 감독으로서 지단의 능력보다는 업적을 주로 서술했습니다.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2001~2002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이 발리슛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egloos.zum.com/Zidane10/v/952975

축구선수(유럽인 기준)로서 누릴 수 있는 최대 영광은 월드컵과 유로 대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모두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선수 개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받는 것이다.       


지단은 이 모든 영광을 다 누렸다. 조국 프랑스를 이끌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유로 2000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2년에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누렸다.

    

FIFA 올해의 선수상(1998, 2000, 2003)과 발롱도르(1998)는 각각 3번, 1번을 받았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드는 과정은 험난했다. 지단은 이탈리아 유벤투스(1996~2001)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2번 밟았다. 하지만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1996~1997), 레알 마드리드(1997~1998)에게 무릎을 꿇었다.

       

2001~2002 시즌에도 고비는 있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전 상대였던 독일 바이엘 04 레버쿠젠과 전반전을 1대 1로 마칠 정도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후반전에도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지단이 축구 역사에서 회자될 정도로 아름다운 결승골을 넣음으로써,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2대 1 승리로 끝났다.  




챔피언스리그 3연패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감독 지단.   출처 : https://football-tribe.com/korea/2018/06/01/%EC%A7%80%EB%84%A4%EB


지단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수 은퇴 이후 지단은 2015년 연말 레알 마드리드 감독 자리에 올랐다.(이전에는 레알 마드리드 수석코치, 레알 마드리드 2군 팀인 카스티야 감독직을 맡았다.)

         

2015~2016 시즌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2004~2005)을 이끈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2015년 꿈에 그리던 레알 마드리드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전임자였던 카를로 안첼로티 때보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즌 도중 경질되고 말았다.

      

지단이 오자마자 레알 마드리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베니테즈 시절 당시 중용받지 못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를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수비에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카세미루는 현재 전 세계 수비형 미드필더 톱 5에 꼽힐 정도로 훌륭한 선수다.) 과도한 역할 부여로 부담을 느꼈던 중앙 미드필더 토니 크로즈는 보다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게 됐고, 공격진의 파괴력도 저절로 상승했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2015~2016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 해 우승은 역사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2016~2017, 2017~2018 시즌에도 정상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업적을 달성했다.(2016~2017 시즌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도 이뤘다.)

     

챔피언스리그 역사 전체를 살펴봤을 때 연패를 달성한 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92~1993 시즌 유러피언컵에서 현재의 챔피언스리그로 명칭을 바꾸면서 연패를 기록한 클럽은 사라지게 됐다. 1997~1998 시즌부터 리그 참가 클럽도 많아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단은 뛰어난 용병술과 선수단 장악 능력으로 전례 없는 성과를 만든 것이다.




프랑스 대표팀 감독 지단?


축구인으로서 지단의 경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훌륭하다. 여기에다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만 차지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실제 지단이 잠시 휴식기를 가질 때 일부 언론에서는 ‘지단의 프랑스 대표팀 감독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프랑스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디디에르 데샹이 현재 무난히 감독직을 수행하는 만큼, 당분간 지단이 이끄는 프랑스는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2001~2002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지단의 결승골 장면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rFfomw-Z4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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