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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Aug 18. 2023

코레아트(Coreart) - 모래알 음악 작업노트

코레아트, 나의 음악 이야기


코레아트(Coreart) - 모래알(Extended) 유튜브 링크


가사


마르지 않는 생각들로 지새웠던 밤은 차

끌어다 쓴 시간 모여 있어 작은방

확신에 찼던 게 낙엽처럼 밟히니

몇 년을 더 태워 생각이 바꿨니? 

그때 웃는 얼굴로 얘기한 친구도 

혀를 차며 전화를 돌려 거래처에

세상은 바뀌지 현실은 모래알 

잘게 부서져 짧게 보였던 것처럼

무명 언더 인디 독립 예술가로 

포장하는 내 삶의 깊이

아직까지 안 팔리는 음악 한단 건

떳떳한 게 아냐 그래 아로새겼지 

떠나갔던 이들 기억 속에서 난 만나지

그만 낭만은 거기까지 

접어 둬 아무도 더 이상 

그땔 추억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다는 거

평생 가잔 의리 현실이 갈무리

갈가리 찢긴 우린 이제 무의미

현실이 무리라고 느껴 움직여 바삐

찾아 살길 앞은 가시밭 

뒤돌아 볼 여유 따윈 없지

접어 백미러 파도처럼 밀려 

어디로 그렇게 난 밀려

해온 노력들이 전부 물거품이 아니기를 빌어

빛을 보지 못한 곡들 결국 날 올려줄 거라고 조심스레 믿어

등 뒤엔 시간들과 의심이 쌓여

티비 속 웃는 걔넬 보다 꺼진 화면 

속에 비친 내 모습은 흑백

이건 나의 독백

두 귀엔 반복 재생 커트 코베인

여긴 넘길 거야 공백


시간이 

부서져

모래알

기억도

흩어져

마치 모래알


메말라갔던 생각들로 지나갔던 밤은 참...

끌어다 쓴 시간 지나 보니 나의 삶

확신에 찼던 게 낙엽처럼 밟혔지

몇 년을 날린 뒤 생각이 바꿨니? '어'

그때 웃던 얼굴로 얘기한 친구도 

서롤 지워 이젠 없지 연락처엔

세상은 바꿨지 현실은 모래알 

잘게 부서져 쉽게 보였던 것처럼

무명 언더 인디 독립

예술가로 포장했어 내 삶의 깊이

아직까지 안 팔리는 음악 한단 건

떳떳한 게 아냐 그래 다시 새겼지 

떠나갔던 이들 기억 속에서만 만났지

그때 낭만은 거기까지 접어 둬 

아무도 더 이상 그땔 추억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다는 거

평생 가잔 의리 현실이 갈무리

갈가리 찢긴 우린 이미 무의미

현실이 무리라고 느껴 그럼 움직여 바삐

찾아 살길 앞은 가시밭 뒤돌아 볼 여유 따윈 없지

접어 백미러 파도처럼 밀려 어디로 그렇게 난 밀려

해온 노력들이 전부 물거품이 아니기를 빌어 


시간이 

부서져

모래알

기억도

흩어져

마치 모래알



햇빛이 쏟아지는 백사장에 알알이 부서지는 모래알. 해질녘 물보라 치는 파도와 모래성. 얼마 가지 못해 부서지고 거품이 치는 바닷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래알. 내게 모래알은 대비되는 2개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이 노래에서는 전자의 물을 머금지 않은 푸석푸석한 모래알의 느낌과 후자의 바다 위 모래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노래 모래알은 크게 1절과 2절로 구성되어 있다. 노래의 1절과 2절 사이에는 시간의 간극이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1절은 과거의 시간 그리고 2절은 현재의 시간을 표방한다. 시간을 지나오며 과거와 현재에 느낀 감정에 차이가 느껴지게끔 곡을 구성하였다.


[1절 노트] 

단단하게 쌓아오던 것들은 때론 해변가의 모래성처럼 파도 한 번에 무너지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고 뒤늦게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것은 공든 탑이 아니라 그저 모래성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시 본연의 상태로 돌아온 모래알. 주변 공간에는 수분끼를 머금지 않은 모래알로 가득 차있다. 푸석한 모래알과도 같은 시간은 멈춰있는 듯 천천히 흘러간다. 마치 물이 빠진 갯벌처럼 바닥이 드러날 즈음 우리는 새벽 한가운데 서 있음을 깨닫는다.


[2절 노트]

이제는 자신도 쉽게 무너질 모래성을 쌓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처음부터 지어가는 모래성. 이에 대하여 어떤 감정일지 계속 물음표를 달며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을 구하려 할수록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저 일말의 파편 같은 모래 알갱이만 손에 잡힐 뿐이었다. 희와 비를 동시에 품고 있는 양가적인 모래알. 여름에서 가을로 향하는 길목에 서서 햇볕에 부서지는 모래알과 파도치는 바다 위 모래성을 담담하게 조망해 본다.


모든 일들이 스스로 원하던 바대로 술술 풀리면 좋겠지만, 현실은 때론 너무도 가혹한 법이다. 바다 위의 모래성은 몇 번의 파도가 몰아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거센 파도가 그치고 나면 햇살에 반짝이는 황금빛 고운 모래알. 그동안 해온 노력들이 전부 물거품이 아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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