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트 - 점과 쉼표 (Feat. Edu Shouko) 음악 작업기
가사)
[Coreart]
점과 쉼의 사이에
애매하게 서 있네
빽빽한 단어들의 형태는
마치 늪에 빠져 있는 듯
내 머릿속에 든 생각들은
아직까지 뜬구름만 쫓지
이제 들뜰 땐 지났지
시간이 뒤쫓는 새벽이 뒤엉킨
6년 전 쓴 외로 노력은 계속 두 배로
후회만 남겨둔 채로 시간은 이제 2배속
목표는 내일에 밀려 떠밀려 물음표 띄워
하잘것없는 짓이라 생각 하찮게 비워둔
수많은 미완성 사이 벌어지는 격차
나만의 역작 역시 포개져 격자
제자릴 맴돌겠지
이런 기대조차 치워
떠나야 하니 막상 아쉬워
그래서 믿어
안 보이는 것
근데 날 이끄는 것
그러니까 두 눈 부릅뜨고 이뤄내는 거
내 목표
빚어내는 Missoin
Ma vision & ambition
꺼져가는 불씨에도
심지를 굳혀
희미한 바람 사이
의심이 일어
날 잃게 했던 말들 다시 곱씹어
뭐라도 될 것 같냐는 말
"이룰게"
쟨 항상 뜬구름만 잡아
"더 높게"
올려친 기대치 비대칭
딛고 일어설 준비됐니?
[Edu Shouko]
Entre lo que fui y no terminé
내가 되었던 것과 끝내지 못한 것 사이에서
Se arrugan mis días como hojas de papel
내 하루들이 종이처럼 구겨져 가
He olvidado cómo suena mi voz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잊어버렸어
Cuando no estoy temblando por miedo
두려움에 떨지 않을 때
Las promesas que tejí
내가 엮었던 약속들은
Ahora cuelgan del techo
이제 천장에 매달려 있어
Cómo lámparas rotas
부서진 조명처럼
Y aún así me quedo mirando al espejo
그런데도 나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어
Esperando el momento de mi encuentro
나 자신과 마주칠 그 순간을 기다리며
Para acabar con todo esto
이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멕시코 가수 Edu Shouko와 이메일로 시작된 음악 작업. 한국에서는 Edu Shouko는 멕시코에서 다크 웨이브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는 가수이다. 유튜브에 올렸던 음악에 Edu Shouko가 덧글을 달면서 그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서로가 하는 음악에 대한 피드백, 아이디어 등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노래의 제목과 같이 점과 쉼표의 시간을 거쳐 음원의 형태로 탄생하였다.
2016년에 음악을 올리기 시작한 뒤로, 수익성이 없는 음악 활동을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하던 순간이 적잖이 있었다. 그러한 순간들을 경험할 때마다 Edu Shouko는 내게 큰 힘이 되었다. 그는 내가 음악을 멈추었을 때마다 다시 창작의 불씨를 살려준 고마운 동료이다. 타국에 있는 무명의 가수인 나를 아무런 대가 없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기도 했다.
2022년 이후, 나는 음악 활동이 뜸해졌지만, 그는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콘서트, 크루 활동 등을 하며 멕시코에서 디스코그래피를 쌓아나갔다. 그러던 와중, 그에게서 음악 작업에 대한 이메일이 왔다. 나의 음악활동을 쭉 지켜봐 왔으며, 이제 우리가 함께 음악으로 제대로 된 무언가를 만들 차례라는 내용이었다.
미국인 프로듀서와 작업 중인 그의 새로운 앨범에 참여해 달라는 제의가 왔고, 이를 흔쾌히 승낙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음악 작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곡에 대한 콘셉트, 주제, 아이디어, 작업 중인 비트에 대한 진행상황을 공유했다. 서로의 의견, 곡에 대한 소스, 사운드 클립, 데모 음원 등을 이메일, 인스타그램 DM 등을 이용해 수시로 전달하며 노래를 구체화시켜 나갔다.
그런데 모종의 사유로 앨범의 발매일이 연기되면서 공백 기간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이를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몸을 푸는 느낌으로 기존에 올린 나의 곡들 중, 그가 마음에 드는 곡을 선별하여 작업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무료로 나의 채널에 올리는 곡인만큼 부담감을 갖지 말고, 가볍게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그에게 기존에 만든 노래 '점과 쉼표'를 만들게 된 계기와 곡의 테마와 가사의 의미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사용하는 스페인어로 글을 번역하였다. 노래 가사 중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라인들은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영어로 곡해된 부분을 보충 설명하며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하였다.
가사에 대한 초안이 잡힌 뒤에도 몇 번의 수정이 이루어졌다. 그는 가녹음한 데모 파일을 메일로 보내주었고, 나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곡의 요소를 변형하는 작업을 거쳤다. 점과 쉼표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멈춤'에서 착안하여 늪지대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곡의 분위기를 살리고, 그의 파트와 조응할만한 사운드 샘플 등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올린 뒤 시간이 꽤나 지난 곡이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다시 재녹음하는 식으로 보완하였다.
Edu Shouko와 중간 과정의 데모 음악 파일을 서로 주고받으며, '점과 쉼표' 음악을 계속 만들어 나갔다. 서로 다른 국가에서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대가 달라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긴 어려웠다. 그래서 중간중간 쉼표를 그으며 몇 번의 추가 수정과 변형을 거쳤다. Edu Shouko는 단조루음을 탈피하고자, 인스트루멘탈의 루프를 변형하였다. 반복되는 후렴을 활용한 아웃트로 부분에서는 브레이킹을 걸었다.
완성한 그의 파트를 듣고, 나의 부분과 합쳐서 들어보았다. 하나의 곡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노래했지만, 하나의 주제로 '점과 쉼표' 음악을 완성하였다. 곡을 여러 번 들어보며 앨범 커버를 만들었다. 나의 파트에서 나타난 '늪지대'의 이미지, Edu Shouko 파트에서 드러난 '고심'의 이미지를 섞어 추상적인 느낌을 점과 쉼표라는 제목 아래 이미지로 만들었다.
곡을 올리고 난 뒤, Edu Shouko에게서 앨범 커버아트가 마음에 든다고 연락이 왔다. 커버 사진이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희뿌연 밤하늘 사이에 있는 곡의 제목인 점과 쉼표를 '. ,'로 넣어 노래를 듣는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기호의 형상은 앨범 커버의 배경과 어우러져 무언가를 응시하는 눈과 닮은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 멕시코, 다시 멕시코를 거쳐 한국으로 도달한 노래. 그 노래는 이제 인터넷에 올라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올해 안에 끝마칠 수 있어서 후련한 마음이 든다. 둘 다 어떠한 성과나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노래를 함께 만들어보자'에 초점을 둔 곡이다. 이제 점과 쉼표의 시간을 거쳐 다음 목적지로 그와 발걸음을 옮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