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회. 물방울 하나
하오빛라디오 그때나로 vol1 노래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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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밤,
하늘은 텅 비었고
난 그 아래
허수아비처럼 서 있었지
비 내리는 하늘을 보며
나는 점점 굳어가
움직이지도, 외치지도 못한 채
그냥... 기다려
언젠가 뭔가가 올까?
아니,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나 봐
검게 흐르는 하늘 너머
번쩍이는 빛, 그건 분노였어
땅 위는 무표정한 얼굴들
마주쳐도, 부딪혀도
아무 말도 없어
사람이 아니라 그림자 같아
가슴속 양심의 샘은
언제부턴가 말라버리고
그 자리에 생긴 건
깊은 구멍, 냉기만 가득
그래도,
물방울 하나는 떨어져
돌틈 사이, 마음 틈 사이
그건 사랑이었어
작고도 고요한 저항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반항
우린 그 물방울을 품고
오늘도 버텨
너는 그때도 그랬지
허공을 보며 멍하니 서 있었지만
그 눈빛엔 뭔가 있었어
사라지지 않는 따뜻함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넌 믿었어
티끌 같은 사랑이
어딘가로 스며들 수 있다는 걸
비웃음 속에도
침묵 속에도
넌 퍼트렸지, 사랑을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는 알아
그 물방울 하나가
결국 사람을,
세상을 적시고 있었단 걸
사람들은 몰랐지만
그 조용한 폭발
젊은 연인의 숨결처럼
순수했고 뜨거웠어
그래도
물방울 하나는 떨어져
돌틈 사이, 마음 틈 사이
그건 사랑이었어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우린 이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그때의 너야,
너는 꺼지지 않는 촛불이었어
지금의 내가 버티는 건
너의 물방울 하나 덕분이야
고마워,
그 조용한 저항을
사랑이라 불러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