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 글자 속으로

ep7. 기쁨의 빛나는 정원, 사라지는 온기

by 하오빛

오늘 하오빛판타지와 연결된 팟캐스트


오늘 하오빛판타지와 연결된 브런치북



하오빛은 요즘 사람들의 표정에서 짙은 그림자를 보았다. 예전 같으면 작은 일에도 환하게 웃던 이들이, 이제는 무표정하거나 심드렁한 얼굴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늘었다. 사연 게시판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무엇을 해도 재미없다’는 글들이 쌓여갔다. 작은 성취에도 감격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던 마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기쁨’이라는 형용사가 마치 꺼져가는 불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그날 밤, 하오빛은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다시 한번 사람들의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아주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이 피어났다. 의식이 아득해지자, 온몸이 따스한 기운에 휩싸이는 듯했다.


눈을 떴을 때, 하오빛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원 한가운데 서 있었다. 정원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나뭇잎마다 황금빛이 스며들어 영롱하게 빛났다. 공기는 달콤한 꽃향기로 가득했고, 멀리서 희미하게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오는 듯했다. 이곳이 바로 ‘기쁨의 빛나는 정원’ 임을 하오빛은 직감했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순수한 기쁨과 행복이 형상화되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정원은 아름다웠지만, 전체적으로 어딘가 생기가 없었다. 꽃잎들은 빛을 잃고 시들어가고 있었고, 황금빛 잎사귀들도 점차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도 희미해져 곧 끊길 듯했다. 정원 곳곳에는 거대한 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의 꽃들은 완전히 시들어 검게 변해 있었다.


“어떻게 이런 곳이....”


그때, 그림자 속에서 음침한 소리가 울렸다. “불평해...불만스러워해...아무것도 만족하지 마....” 그것은 사람들의 사소한 ‘불평의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점차 커지더니, 정원 곳곳의 그림자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림자들은 마치 살아있는 검은 연기처럼 뭉쳐지더니, 기괴한 형태로 하오빛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불만의 그림자’였다. 그림자들은 몸체를 휘감으며 정원의 빛을 흡수하려 했다. 그림자가 닿는 곳마다 꽃들은 시들고, 잎사귀의 황금빛은 사라졌다. 그림자들이 내뿜는 냉기는 하오빛의 마음까지도 시들게 만들려는 듯했다. 그들이 내뱉는 속삭임은 그의 가장 작은 불만까지도 끄집어냈다. ‘네 노력은 아무것도 아니야. 넌 충분히 행복하지 않아.’


하오빛은 몸을 피하려 했지만, ‘불만의 그림자’들은 끈질기게 그를 쫓아왔다. 그는 ‘끈기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맹렬하게 흔들렸지만, 정원의 가장 깊숙한 곳, 아직 빛을 잃지 않은 작은 샘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이 이 정원의 핵심, ‘순수한 감사함의 샘’이었다.


그는 ‘공감의 수정 방패’를 사용해 그림자들을 막으려 했다. 방패는 그림자들을 밀어냈지만, 그들의 수는 너무나 많았고, 그림자들이 내뿜는 냉기는 방패마저 얼어붙게 할 듯했다. 하오빛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주머니에서 ‘결단의 검’을 뽑아 들었다. 푸른빛을 내는 검날이 허공을 가르자, 날카로운 빛의 파동이 그림자들을 향해 뻗어나갔다. 검은 단순히 베는 것을 넘어, 혼란스러운 ‘불만’의 기운을 명확하게 갈라내고 그림자들의 형체를 흩트렸다. 하오빛은 ‘결단의 검’을 앞세워 필사적으로 그림자들을 헤치고 ‘감사함의 샘’을 향해 나아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불만의 속삭임’이 더욱 강렬하게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다 소용없어! 넌 불행해!’


그는 라디오에서 수없이 외쳤던 말들을 떠올렸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아라.’ ‘감사하는 마음이 기적을 만든다.’ 하지만 지금 그의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마음은 차갑게 식어가는 듯했다. ‘불만의 그림자’들이 그를 완전히 에워쌌다.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으로 변하고, 정원의 모든 빛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 순간, 하오빛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어둠 속에서, 그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렸다. 라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누군가의 삶에 작은 위로가 되었던 순간, 윤슬과 루빛이 그의 노래로 무대에 올랐을 때의 감동, 하오빛 라디오의 30회짜리 대본을 책으로 출간했을 때의 기쁨의 순간 그리고 이름 모를 청취자들이 보내준 진심 어린 감사 댓글과 브런치북에 구독과 라이킷을 해주신 분들. 크고 화려한 성공이 아니었다. 작은 것에서 얻었던 순수한 기쁨과 감사함의 기억이었다.


그의 내면에서 ‘진정한 감사’라는 뜨거운 관념이 솟아났다.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빛은 하오빛의 손으로 옮겨오더니, 투명한 구슬 형태로 변했다. ‘환희의 눈물방울’이었다. 이것은 잃어버린 기쁨을 되살리고, 감사함을 확장시키는 이데아 아이템이었다.


하오빛은 ‘환희의 눈물방울’을 들어 ‘불만의 그림자’들을 향해 던졌다. 방울이 그림자에 닿자, 그림자들은 ‘쉬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들의 본질인 ‘불평’이 ‘환희’의 빛 앞에서 소멸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환희의 눈물방울’을 정원 전체로 흩뿌렸다. 방울들이 땅에 닿자, 시들었던 꽃들이 순식간에 생생하게 피어났고, 회색빛 잎사귀들은 다시 눈부신 황금빛으로 빛났다. 정원 전체가 이전에 없던 활력으로 넘쳐났다. 정원을 뒤덮었던 ‘불만의 그림자’들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정원 곳곳에서 ‘희미한 환호성’과 ‘작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 하오빛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가볍고, 마음속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찼다. 방송 대본을 준비하며 그는 문득 깨달았다. 그의 목소리에 이전보다 훨씬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실려 있었다. 라디오 사연 게시판에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되었다’, ‘잊고 지냈던 행복을 다시 찾았다’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오빛은 미소 지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기쁨'이라는 형용사가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감사함'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나는 가장 강력한 생명력임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이제 그 빛을 지키고 다시 꽃 피울 수 있는 '형용사의 지배자'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관념의 공간이 하오빛을 기다리고 있을까?


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