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 글자 속으로

ep6. 욕망의 마천루, 텅 빈 유혹

by 하오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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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하오빛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 것은 사회에 만연한 끝없는 갈증이었다.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서려 발버둥 쳤다. 성공의 기준은 물질적인 풍요가 되었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구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방송에서도 ‘성공을 위한 비법’, ‘빠르게 부자 되는 법’ 같은 주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하오빛은 그런 메시지 속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욕망’이라는 형용사가 거대한 안개처럼 도시를 집어삼키고 있는 듯했다.


그날 밤, 하오빛은 의식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잠이 들자마자, 그의 몸은 흡사 거대한 용수철처럼 튕겨 오르는 감각에 휩싸였다. 눈을 떴을 때, 그가 서 있는 곳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는 하늘을 꿰뚫을 듯 솟아 있는 거대한 마천루의 가장 낮은 층에 서 있었다. 마천루의 벽면은 눈부신 황금빛으로 번쩍였고, 곳곳에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같은 보석들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빛나는 표면 아래로는 텅 비어 있는 공허함이 느껴졌다. 마천루의 꼭대기는 구름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고, 끝없이 위로 뻗어 나가는 계단만이 아득하게 이어져 있었다. 이곳이 바로 ‘욕망의 마천루’ 임을 하오빛은 직감했다. 인간의 모든 욕망이 쌓아 올린,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거대한 허상의 탑이었다.


마천루의 공기는 달콤하고도 섬뜩한 유혹의 향기로 가득했다. 각 층에서는 희미한 웃음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가장 은밀한 욕망을 건드리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더 가져봐...더 높아져 봐....” 그것은 ‘탐욕의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점차 커지더니, 마천루의 벽면에서 번쩍이는 황금빛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빛은 화려했지만, 그 빛에 홀리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그때, 계단 곳곳에서 유혹적인 형체들이 나타났다.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하고, 황홀한 향기를 풍기는 존재들. 그것은 ‘집착의 유혹자’였다. 유혹자들은 손짓하며 하오빛에게 다가왔다. 그들의 눈빛은 온갖 욕망으로 번뜩였고, 그들의 속삭임은 하오빛의 가장 깊은 욕망을 건드렸다. ‘이 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어. 명예, 부, 권력....’ 유혹자들의 말은 너무나도 달콤하여, 하오빛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을 뻔했다.


“아니야! 이건 함정이야!”


하오빛은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집착의 유혹자’들은 물리적인 공격을 하는 대신, 그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욕망에 굴복하게 만들려 했다. 그들에게 붙잡히면 이 탑의 환각 속에 영원히 갇힐 것 같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그는 ‘끈기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지만, 나침반의 바늘은 맹렬하게 흔들릴 뿐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욕망 앞에서 나침반은 무용지물인 듯했다.


그는 ‘공감의 수정 방패’를 사용해 유혹자들의 환각을 막으려 했다. 방패는 희미하게 빛났지만, 유혹자들의 강렬한 매혹은 그 방패마저 흔들리게 했다. 하오빛은 자신을 옥죄어오는 욕망의 사슬을 끊어내려 했다. 자신이 라디오에서 수없이 강조했던 말, ‘진정한 만족은 소유가 아니라 내면에 있다’는 메시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 어떤 때보다 이데아의 저편의 존재들이 강력하게 그의 내면을 흔들고 있었다.


그 순간, 하오빛의 마음속에서 ‘만족’이라는 단단한 관념이 솟아났다. 그는 눈을 감고, 자신이 가진 것들에 대한 진정한 감사함을 떠올렸다. 따뜻한 청취자들, 함께하는 가족들, 그리고 그가 전하는 메시지가 가져오는 작은 변화들.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만족감.


그 만족감이 그의 손에 모이자, 작고 단단한 ‘절제의 고리’가 나타났다. 이것은 외부의 유혹을 끊어내고 내면의 만족감을 강화하는 이데아 아이템이었다. 하오빛은 ‘절제의 고리’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웠다. 고리에서 은은한 빛이 퍼져나가자, ‘집착의 유혹자’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들의 화려한 치장들이 녹아내리고, 그들의 본모습인 텅 빈 허상이 드러났다.


하오빛은 ‘절제의 고리’의 힘으로 유혹자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마천루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고리가 빛을 발할수록, 마천루의 황금빛은 점차 그 빛을 잃고 투명해졌다. 그는 단순히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듯했다. ‘집착의 유혹자’들은 계속해서 나타났지만, 이제 더 이상 그의 마음을 흔들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을 지나칠 때마다 고리의 빛을 사용하여 그들의 환각을 걷어냈고, 유혹자들은 결국 힘을 잃고 사라졌다.


마침내 마천루의 가장 높은 층에 도달했을 때, 그곳은 예상과 달리 아무것도 없었다. 끝없는 황금빛 대신, 그저 텅 빈 공간만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을 뚫을 듯 솟아 있던 마천루의 꼭대기는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무(無)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욕망의 허무함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오빛은 ‘절제의 고리’를 바라보았다. 고리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고, 그의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 하오빛은 자신의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평온했다. 다음 날,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며 그는 깨달았다. 자신의 내면에서 더 이상 물질적인 것에 대한 강박이나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메시지에는 이전보다 훨씬 깊은 진심과 울림이 실렸다. 방송 후, 한 청취자의 사연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랫동안 성공만을 좇다 모든 것을 잃을 뻔했지만, 작은 것에 만족하며 행복을 찾았다는 이야기였다.


하오빛은 미소 지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욕망의 허무함과 진정한 만족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그는 이제 ‘욕망’이라는 형용사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텅 빈 그릇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그 그릇에 ‘절제’라는 가장 귀한 빛을 채울 수 있는 '형용사의 지배자'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관념의 공간이 하오빛을 기다리고 있을까?


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