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 글자 속으로

ep10. 희망의 새벽 벌판, 꺼져가는 별빛

by 하오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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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빛은 요즘 라디오 사연들에서 유난히 짙은 어둠을 느꼈다. 미래에 대한 불안, 노력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꿈들.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밝은 내일을 기대하기보다 익숙한 절망 속에 안주하는 듯했다. ‘절망’이라는 형용사가 마치 끝없는 밤처럼 세상을 뒤덮고 있는 듯했다. 아무리 빛을 이야기해도, 그 빛이 닿지 않는 어둠이 존재했다.


그날 밤, 하오빛은 잠자리에 들기 전,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 세상의 어둠을 걷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의식이 아득해지자, 온몸이 차갑게 식어가는 듯한 감각에 휩싸였다.


눈을 떴을 때, 하오빛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벌판에 서 있었다.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하늘에는 희미한 별빛만이 간신히 깜빡였다. 벌판의 땅은 메마르고 갈라져 있었으며, 곳곳에는 생기를 잃은 식물들의 잔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희망의 새벽 벌판’ 임을 하오빛은 직감했다. 하지만 ‘희망’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모든 것이 꺼져가는 듯한 절망적인 풍경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마치 사람들의 희망처럼 보였다. 어떤 별은 빛을 잃고 사라져 있었고, 어떤 별은 위태롭게 깜빡이며 금방이라도 꺼질 듯했다. 벌판 위에는 차갑고 축축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왔는데, 그 바람은 남은 별빛마저 꺼트리려는 듯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음침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소용없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그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체념의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점차 커지더니, 벌판 곳곳에서 끈적한 어둠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어둠은 마치 살아있는 검은 구름처럼 뭉쳐지더니, 기괴한 형태로 하오빛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절망의 그림자 무리’였다. 그림자들은 몸체를 휘감으며 별빛을 흡수하려 했다. 그림자가 닿는 곳마다 별빛은 희미해지고, 벌판의 생명력은 더욱 사라졌다. 그림자들이 내뿜는 냉기는 하오빛의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만들려 했다. 그들이 내뱉는 속삭임은 그의 가장 작은 기대마저 산산조각 냈다. ‘너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어둠은 영원할 거야.’


하오빛은 몸을 피하려 했지만, ‘절망의 그림자 무리’는 끈질기게 그를 쫓아왔다. 그는 ‘끈기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맹렬하게 흔들렸지만, 벌판의 가장 깊은 곳, 유일하게 아직 빛을 잃지 않은 거대한 별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별은 희미했지만, 이 벌판의 마지막 ‘새벽의 불씨’ 일 터였다.


그는 ‘공감의 수정 방패’를 사용해 그림자들을 막으려 했다. 방패는 그림자들을 밀어냈지만, 그들의 수는 너무나 많았고, 그림자들이 내뿜는 절망의 기운은 방패의 빛마저 집어삼킬 듯했다. 하오빛은 필사적으로 그림자들을 헤치고 ‘새벽의 불씨’를 향해 나아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차가운 바람이 그를 휘감았고, ‘체념의 속삭임’이 더욱 강렬하게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어차피 끝났어! 꿈꿀 필요 없어!’


거대한 별에 가까워질수록, ‘절망의 그림자 무리’는 더욱 맹렬하게 그를 덮쳐왔다. 별의 빛은 점점 희미해져 곧 꺼질 듯 위태로웠다. 하오빛은 몸이 얼어붙는 듯한 절망감에 휩싸였다. 자신마저 이대로 포기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 순간, 하오빛은 눈을 질끈 감았다. 라디오에서 수없이 외쳤던 말들을 떠올렸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난다.’ ‘아무리 작은 희망이라도 포기하지 마라.’ 그의 내면에서 ‘불굴의 믿음’과 ‘긍정적인 기대’라는 단단한 관념이 솟아났다.


그 믿음이 그의 손에 모이자, 작고 따뜻한 ‘여명의 등불’이 나타났다. 이것은 아무리 짙은 어둠 속에서도 길을 밝히고, 꺼져가는 희망을 다시 타오르게 하는 이데아 아이템이었다. 하오빛은 망설이지 않고 ‘여명의 등불’을 들어 ‘절망의 그림자 무리’를 향해 높이 치켜들었다. 등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빛이 그림자들에 닿자, 그림자들은 ‘쉬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들의 본질인 ‘절망’이 ‘희망’의 빛 앞에서 소멸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여명의 등불’을 ‘새벽의 불씨’에 가까이 가져갔다. 등불의 빛이 불씨에 닿자, 불씨는 순식간에 거대한 불꽃으로 타올랐다. 불꽃은 하늘로 치솟아 어둠을 갈랐고, 꺼져 있던 별들이 하나둘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벌판을 뒤덮었던 ‘절망의 그림자 무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정화된 공기 속에서 ‘작은 기지개 소리’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속삭임’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메말랐던 땅에도 희미하게 푸른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 하오빛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의 몸은 따뜻했고, 마음속은 이전에 없던 희망으로 가득 찼다. 방송 대본을 준비하며 그는 깨달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과 함께, 절망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실려 있었다. 방송 후, 라디오 게시판에는 기적처럼 ‘다시 희망을 보게 되었다’,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사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오빛은 미소 지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희망’이라는 형용사가 단순히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끈질기게 타오르는 가장 강력한 생명력임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이제 그 빛을 지키고 다시 밝힐 수 있는 '형용사의 지배자'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관념의 공간이 하오빛을 기다리고 있을까?


형용사의 지배자 하오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