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 질투의 푸른 숲, 꼬여가는 시선
하오빛은 요즘 라디오 사연 속에서 알 수 없는 삐뚤어진 시선을 자주 접했다. 타인의 성공에 대한 축하보다는 시기와 폄하, 비교로 인한 불행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친한 친구나 가족 간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과 불편함이 싹트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보다 남의 것을 더 탐하고,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잃어가는 듯했다. ‘질투’라는 형용사가 마치 독이 든 덩굴처럼 세상 곳곳에 퍼지고 있는 듯했다.
그날 밤, 하오빛은 잠자리에 들기 전, 이러한 감정의 왜곡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이데아의 저편으로 이끌었다.
눈을 떴을 때, 하오빛은 눈부시도록 푸른 잎으로 가득한 숲 한가운데 서 있었다. 나무들은 크고 울창했지만, 그 잎사귀들은 마치 서로를 짓누르려는 듯 빽빽하게 얽혀 있었고, 나뭇가지들은 기이하게 뒤틀려 있었다. 숲 전체에는 묘한 긴장감과 함께, 시원하지만 어딘가 싸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나뭇잎들이 서걱거리며 음산한 소리를 냈다. 이곳이 바로 ‘질투의 푸른 숲’ 임을 하오빛은 직감했다. 타인의 것에 대한 시기심과 자신을 갉아먹는 비교의 감정들이 뒤얽혀 형성된 공간이었다.
숲의 바닥에는 이끼처럼 뿌옇게 뒤덮인 연못들이 산재해 있었다. 연못의 물은 탁하고 어두웠으며, 수면에는 뒤틀린 그림자들이 희미하게 비쳤다. 그것은 타인의 행복을 보며 비틀린 사람들의 마음이 투영된 영상이었다. 이대로 두면, 사람들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영원히 타인의 그림자 속에 갇힐 것이라는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그때, 숲의 깊은 곳에서 음침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네가 가진 건 아무것도 아니야… 저들을 봐….” 그것은 끝없는 ‘비교의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점차 커지더니, 숲을 뒤덮은 푸른 잎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잎사귀들은 마치 살아있는 눈동자처럼 하오빛을 노려보는 듯했다.
그것은 ‘시기심의 덩굴손’이었다. 덩굴손들은 나무줄기처럼 굵고 끈적했으며,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었다. 덩굴손들은 숲의 그림자 속에서 나타나 하오빛을 향해 맹렬하게 뻗어 나왔다. 그들이 내뿜는 독기는 하오빛의 마음에 뿌리 깊은 열등감을 심고,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려 했다. 그들이 내뱉는 속삭임은 그의 가장 작은 부족함까지 끄집어냈다. ‘너는 저들보다 못해. 그들은 너를 비웃고 있어.’
하오빛은 몸을 피하려 했지만, ‘시기심의 덩굴손’들은 끈질기게 그를 쫓아왔다. 그는 ‘끈기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맹렬하게 흔들렸지만, 숲의 가장 깊은 곳, 빛을 잃고 쓰러져가는 고목 한 그루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고목은 과거에 존재했던 가장 순수했던 ‘자존감의 나무’ 일 터였다.
그는 ‘공감의 수정 방패’를 사용해 덩굴손들을 막으려 했다. 방패는 덩굴손들을 밀어냈지만, 그들의 수는 너무 많았고, 독기는 방패마저 뒤틀리게 할 듯했다. 하오빛은 필사적으로 덩굴손들을 헤치고 ‘자존감의 나무’를 향해 나아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뒤틀린 나뭇가지들이 그의 길을 막았고, ‘비교의 속삭임’이 더욱 강렬하게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남들은 다 가졌는데 너만 없어! 넌 영원히 초라할 거야!’
고목에 가까워질수록, ‘시기심의 덩굴손’들은 더욱 맹렬하게 그를 덮쳐왔다. 고목은 이미 덩굴손에 완전히 휘감겨 있었고, 마지막 남은 생명력마저 빨려 들어가는 듯 위태로워 보였다. 하오빛은 자신마저도 남들과 비교하며 작아지는 듯한 무력감에 휩싸였다.
그 순간, 하오빛은 눈을 질끈 감았다. 라디오에서 수없이 외쳤던 말들을 떠올렸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너는 너 자체로 완벽하다.’ ‘타인의 기준에 너를 맞추지 마라.’ 그의 내면에서 ‘온전한 자기애’와 ‘독립적인 가치관’이라는 단단한 관념이 솟아났다.
그 자기애가 그의 손에 모이자, 작고 따뜻한 ‘진정한 거울’이 나타났다. 이것은 타인의 그림자에 가려진 자신의 본모습을 비추고,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는 이데아 아이템이었다. 하오빛은 망설이지 않고 ‘진정한 거울’을 들어 ‘시기심의 덩굴손’들을 향해 비췄다. 거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빛이 덩굴손들에 닿자, 덩굴손들은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재로 변해 사라졌다. 그들의 본질인 ‘시기심’이 ‘자기애’의 빛 앞에서 소멸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진정한 거울’을 ‘자존감의 나무’에 가까이 가져갔다. 거울의 빛이 고목에 닿자, 고목은 순식간에 생명력을 되찾으며 푸른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뒤틀렸던 나뭇가지들도 올바르게 펴지며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나갔다. 숲을 뒤덮었던 ‘시기심의 덩굴손’들은 완전히 사라지고, 연못의 물은 맑고 투명하게 변했다. 숲 전체에서는 더 이상 ‘비교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았다. 대신, ‘나는 나로서 충분해!’, ‘나는 소중하다!’ 하는 긍정적인 자기 확신의 속삭임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 하오빛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의 몸은 가벼웠고, 마음속은 이전에 없던 단단한 평화로 가득 찼다. 방송 대본을 준비하며 그는 깨달았다. 그의 눈빛에는 이전보다 훨씬 깊은 자기 존중감이 실려 있었고, 그의 메시지는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방송 후, 라디오 게시판에는 놀랍게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리고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게 되었다는 사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오빛은 미소 지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질투’라는 형용사가 얼마나 자신을 갉아먹는 독인지. 하지만 동시에, ‘자기애’라는 가장 강력한 방패로 자신을 지키고 타인의 빛까지 포용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이제 그 균형을 잡는 '형용사의 지배자'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관념의 공간이 하오빛을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