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회. 자만심의 하늘 궁전, 추락하는 날개
오늘 하오빛판타지와 연결된 팟캐스트
오늘 하오빛판타지와 연결된 브런치북
하오빛은 요즘 라디오에서 성공에 도취되어 오만해지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다가 큰 실패를 겪는 이들의 사연을 자주 접했다. 한때 빛나던 재능과 열정이, 어느새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며 타인을 무시하는 독으로 변질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다 오히려 외면받고, 혼자만의 성에 갇히는 듯했다. ‘자만심’이라는 형용사가 마치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녹아내리는 날개처럼 위험하게 번지고 있는 듯했다.
그날 밤, 하오빛은 잠자리에 들기 전, 진정한 겸손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구름 위에 아슬아슬하게 떠 있는 거대한 궁전이었다.
그는 빛나는 대리석과 금으로 지어진 ‘자만심의 하늘 궁전’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궁전은 화려하고 웅장했지만, 그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위태로워 보였다. 궁전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허공이 있었고, 발을 잘못 디디면 그대로 추락할 것 같은 아찔함이 느껴졌다. 궁전 곳곳에는 자신을 과시하듯 높이 솟은 탑들이 있었지만, 그 탑들은 서로를 지탱하기보다 제각기 높이 오르려다 균형을 잃은 듯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었다. 이곳이 바로 ‘자만심의 하늘 궁전’ 임을 하오빛은 직감했다. 인간의 모든 오만과 과신이 쌓아 올린, 결코 완벽할 수 없는 허상의 공간이었다.
궁전의 공기는 맑고 투명했지만, 동시에 오만함으로 가득 찬 냉기가 느껴졌다. 궁전 곳곳에서는 거만한 웃음소리와 함께, 스스로를 칭송하는 듯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너는 최고야 아무도 널 따라올 수 없어.” 그것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환상의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점차 커지더니, 궁전의 대리석 바닥에서 반짝이는 빛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빛은 화려했지만, 그 빛에 현혹되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그때, 궁전의 높은 탑들 사이에서 유혹적인 형체들이 나타났다. 눈부신 옷을 입고, 화려한 날개를 가진 존재들. 그것은 ‘교만의 천사’였다. 천사들은 손짓하며 하오빛에게 다가왔다. 그들의 눈빛은 오만함으로 번뜩였고, 그들의 속삭임은 하오빛의 가장 깊은 성취 욕구를 건드렸다. ‘이 궁전의 주인은 너야. 네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어.’ 천사들의 말은 너무나도 달콤하여, 하오빛은 저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하늘로 솟아오를 뻔했다.
“이건 덫이야!”
하오빛은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교만의 천사’들은 물리적인 공격을 하는 대신, 그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자만에 굴복하게 만들려 했다. 그들에게 홀리면 이 궁전의 허상 속에 영원히 갇혀 추락할 것 같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그는 ‘끈기의 나침반’을 꺼내 들었지만, 나침반의 바늘은 맹렬하게 흔들릴 뿐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자만심 앞에서는 나침반마저 방향을 잃는 듯했다.
그는 ‘공감의 수정 방패’를 사용해 천사들의 환각을 막으려 했다. 방패는 희미하게 빛났지만, 천사들의 강렬한 매혹은 그 방패마저 무력하게 만들 듯했다. 하오빛은 자신을 옥죄어오는 자만심의 굴레를 끊어내려 했다. 자신이 라디오에서 수없이 강조했던 말, ‘진정한 성공은 겸손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 어떤 때보다 이데아의 저편의 존재들이 강력하게 그의 내면을 흔들고 있었다.
그 순간, 하오빛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겸손’이라는 단단한 관념이 솟아났다. 그는 눈을 감고,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이 결코 혼자만의 힘이 아님을 떠올렸다. 그를 믿고 따라준 청취자들의 목소리, 묵묵히 곁을 지키며 힘이 되어준 아내의 미소, 그리고 늘 뜨겁게 응원해 준 가족들의 따뜻한 눈빛, 그에게 끊임없이 가르침을 준 스승들의 지혜까지. 타인과의 소중한 연결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가치가 빛난다는 깊은 깨달음이었다.
그 겸손이 그의 손에 모이자, 작지만 견고한 ‘현실의 닻’이 나타났다. 이것은 허상에 사로잡힌 이들을 현실로 되돌리고, 과도한 자만심을 억제하는 이데아 아이템이었다. 하오빛은 망설이지 않고 ‘현실의 닻’을 들어 ‘교만의 천사’들을 향해 던졌다. 닻이 천사들에게 닿자, 천사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빛을 잃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화려한 날개는 산산이 부서지고, 그들의 본모습인 공허한 그림자가 드러났다. 그들의 본질인 ‘자만심’이 ‘겸손’의 무게 앞에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오빛은 ‘현실의 닻’의 힘으로 궁전을 안정시키려 했다. 닻이 궁전의 바닥에 박히자, 궁전은 흔들림을 멈추고 제자리를 찾았다. 기울어졌던 탑들은 다시 곧게 섰고, 불안정했던 궁전 전체가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궁전을 뒤덮었던 ‘교만의 천사’들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배움의 속삭임’과 ‘협력의 울림’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 하오빛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의 몸은 가벼웠고, 마음속은 이전에 없던 단단한 안정감으로 가득 찼다. 방송 대본을 준비하며 그는 문득 깨달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전보다 훨씬 깊은 겸손과 진정성이 실려 있었다. 방송 후, 라디오 게시판에는 놀랍게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그리고 타인과 협력하여 새로운 목표를 이루겠다는 사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오빛은 미소 지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자만심’이라는 형용사가 얼마나 자신을 추락시키는 위험한 독인지. 하지만 동시에, ‘겸손’이라는 가장 강력한 땅에 발을 딛고 설 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함을 일깨워주었다. 그는 이제 그 균형을 잡는 '형용사의 지배자'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데아의 저편에서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관념의 공간이 하오빛을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