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고마워, 애쓰고 다정했던 그때의 너
이 브런치북과 연결된 노래
항상 내 앞에서는
무표정하고 말이 없던 너였기에,
나는 너를 만나러 가는 길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그날도 그랬다.
너를 만나는 날이면
나는 오늘이란 날 속에서
“안녕”이라는,
작지만 분명한 이별의 말을
너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나에게 좋아했던 너를
쉽게 버리고 싶진 않았지만,
만남이 남기는 씁쓸함은
매번 밤을 지치게 만들었고,
나는 작은 창에 스며드는
달빛에 마음을 기대며 위안을 삼았다.
봄이 오는 길목,
새로운 너를 기대하며 갔던 그곳.
그저 내가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던 나.
그런 나에게
너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작별을 남기고 떠났다.
이별의 쓴맛이 입에 남아
담배를 연거푸 피워내며
나는 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혼자 길을 걸었다.
집으로 향하던
그 엇갈린 발걸음 속에서
나는 서서히 빠져들어 갔다.
단 한마디,
외마디 말이라도 있었다면
지금처럼
이토록 그리움에 지쳐 있는 내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때의 너야,
말이 없었던 너를
그저 바라만 보던 시간들.
무표정 속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묻지도 못한 채
조용히 마음을 삼켰던 너였지.
하지만,
너는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음을
지금의 나는 안다.
조용히 사랑하고,
조용히 이별하고,
그리고 끝내
그 슬픔까지 혼자 감당했던 너.
한마디 말조차 남기지 못했던 건
너의 부족함이 아니라,
너의 다정함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 마음을
지금은 이해할 수 있어.
그 또한
지나갈 아픔이라는 걸
알려준 그때의 너에게
참 고마워.
그래서 그때의 너가
더 그립고,
그래서 더욱 고맙다.
참 애쓰고,
참 다정했던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