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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수학] 점은 부분이 없지만 선을 만든다.

나는 오늘 어떤 점을 찍었는가? 어떤 선으로 가고 있는가?

by Oh haoh 오하오

부분도 없는 것이 모여서 선이 된다.

선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점.

난 지금 어떤 선으로 되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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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클리드의 원론에서 '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늘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느낀다. 지나간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고 그립기까지 하다. 어쩌면 모든 일이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이 가장 고된 순간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 어쩌면 지금은 생각보다 견딜 만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같은 강도의 감정을 마주할 때, 행복보다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예를 들면, 1만 원을 얻을 때보다 1만 원을 잃을 때 더 큰 상실감을 느낀다. 어쩌면 인간은 고통에 가중치를 부여하며, 더 나은 생존을 위해 진화해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 힘든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오래 남는다. 나쁜 기억들은 흐려지고, 사라진다. 어쩌면 무의식 속으로 스며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또한 생존 전략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을 충분히 누리며 살고 있을까?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순간들이 쌓여 나를 이루지만, 우리는 현재를 온전히 바라보기 어렵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은 점이 부분이 없는 것처럼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고, 현재의 고됨이 속히 끝나길 바라지만,


오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일까?


어쩌면 매일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그렇게 나만의 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분도 없는 점이 선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나는 어떤 선을 그리고 있을까? 오늘, 나는 어떤 점을 찍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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