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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수학]유행은 대화의 또 다른 이름-메롱바를 먹으며

말할 틈 없는 우리를 이어주는, 작은 달콤함

by Oh haoh 오하오

메롱바 들고 웃는다, 오늘의 유행 속에

말할 틈 없는 우리, 틈 메우는 달콤함

있는 나를 사랑할, 함께 웃을 누군가와


메롱바라고 들어봤는가?

요즘 유행이다.


얼마 전에는 부가부 인형이었나?

그것도 유행이었다.


사실, 유행은 예전에도 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반짝’ 유행이다. 하긴, 그런 걸 유행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번질까? SNS의 발달 덕분일까?

사진 찍어 올리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냥 우리가 잘살고 시간이 많아서일까?

왜 이렇게 유행에 민감할까?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한 이유는 하나다.


‘대화가 필요해서.’

우리는 지금 너무나 ‘핵개인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함께 있어도 각자의 화면을 본다. 그러다 보니 친구, 심지어 가족과도 공통의 대화 주제가 사라졌다.


그래서 이런 유행이 서로를 이어주는 ‘대화의 고리’가 되는 건 아닐까.


요즘은 자기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조그만 실수도 금세 퍼지고, 심지어 본인조차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다. 학생들은 어른이 시키는 학교, 학원을 다니고 정해준 음식을 먹는다. 어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만 달라도 눈총을 받는 시대. 남을 따라 하기가 편한 시대다.


하지만 ‘자기’를 어느 정도는 드러내야 건강하다. ‘자기’를 보여줄 사람이 몇 명은 있어야 한다.

우린 지금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 채 유행을 좇으며 대화의 공통분모를 찾아 헤매는 건 아닐까. 다른 점 속에서 재미를 찾기 어려운 시대.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과도한 보편화의 시대. 그러나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도한 보편화는 실수다. 변이가 사라진 집단은 환경 변화에 약하고, 전멸의 위험은 커진다. 다양성이야말로 생존의 힘이다.


모든 인간이 비슷하게 살아가는 지금, 우린 핵개인화의 외로움 속에서 더 큰 보편화를 찾아가는 건 아닐까?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모습을 함께할 누군가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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