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뤘던 일들.

by 하온

미루는 일이 습관입니다.

미뤄둔 빨래, 미뤄둔 숙제, 미뤄둔 일기

어차피 해야 할 것들이면서도 다음을 기약하며 침대에 누워버립니다.


무더운 여름을 탓하면서

그저 집에 있기가 좋아서

선풍기로 넘어오는 여름냄새를 맡으며

사각거리는 여름이불 사이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러니 글을 쓰는 일도, 집안일도, 병원 가는 일도

미뤄버리게 되었습니다.


약을 안 먹게 되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멀미를 하고, 집중을 하지 못하지요.


이젠, 미뤘던 일들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미뤘던 빨래, 글, 병원, 운동…


그동안 핑계를 찾으며 미뤘던 삶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우울이 깊어지면 삶을 미루게 됩니다.

미루고 미루다 터질 것 같을 때

겨우 몸을 일으켜할 일을 하지요.


터지기 직전 겨우 두 손으로 그것을 막아내며

터덜 터덜 빨래방으로 향합니다.

덜덜덜 돌아가는 빨래통 속에서 깨끗해지는 것들을 보며

나도, 내 삶도 빨래하듯 깨끗해지길 바라는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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