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마지막 오후 수업이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던 교수님이 다섯시부터 오셔서 한 시간 가량 충치 치료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 틀니 수업은 재밌지만 이에 구멍 뚫는 법엔 큰 흥미가 없다. 그러나 오늘은 더욱 시계만 쳐다보며 안절부절 못 한다.
아, 얼른 진도를 나가시고 빨리 끝내면 좋을 텐데 수업은 커녕 즉석 워크샵을 여신다. 우리의 멍청한 대답에 실망하시고 자꾸만 수업을 더 길게 하시려고 한다. 안돼요 교수님, 나는 당장 일어나고 싶다. 지금 출발해도 모임에 늦는단 말이야!
여섯시가 넘었는데 본인 아이패드 꺼질 때까지만 수업을 하시겠단다. 5% 남은 배터리가 겁나게 오래간다. 신형 써서 좋으시겠어.
결국 6시 15분이 되어서야 그놈이 명을 다했다. 이미 다 싸놓은 짐을 챙겨 즉시 밖으로 튀어나갔다. 비를 정면으로 맞든 말든 퇴근길 인파를 뚫고 지하철로 달려갔다.
곧바로 4호선 도착, 회장님에게 30분 정도 늦는데 괜찮겠냐고 문자를 남기고, 빠른 환승칸에 대기, 2호선은 6분 30초 후 도착, 내 열차는 6분 후 사당에 도착, 그치만 사당에서 출발하는 열차니까 뛰면 탈 수 있다, 진짜 뛰어서 타는 데 성공했다! 사당에서는 낙성대 계단 근처 칸에서 대기, 미리 카드와 우산을 꺼내놓고, 낙성대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잽싸게 계단으로 튀어오른다. 관악 02번 정류장까지 허겁지겁 뛰어간다 타자마자 출발한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7시 20분경 인문대 건물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화장실에서 양치까지 하고 동아리방에 들어간다. 아 대체 얼마 만인지!
비가 쏟아지는 저녁 퇴근길에 1시간 20분을 걸려 간 그곳은 바로 내가 사랑해 머지않는 문예창작동아리이다. 이름도 참 예쁘다, 창문.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