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은가요?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 중에 하나로 글쓰기를 뽑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창의력과 사고력은 물론 소통능력을 키우는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쓸 때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만의 생각을 차별화시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습득한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수단입니다. 나아가 지식을 종합하고 가공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단순한 독자에서 저자로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글 쓰는 기술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연습에 의해 키워갈 수 있습니다. 물론, 시와 소설과 같은 문학적 글쓰기는 예체능 분야처럼 어느 정도 타고난 소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실용적 글쓰기 역량은 연습과 훈련으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 글쓰기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지휘해온 낸시 소머스 교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짧은 글이라도 매일 써보라."라고 강조합니다. 하루 10분이라도 매일 글을 써야 생각을 하게 되고, 꾸준히 쓰는 사람이 결국엔 글을 잘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글 쓰는 실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흔적을 남기는 독서를 하라는 것입니다. 독서는 글쓰기를 위한 영감을 얻고,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책을 읽을 때 두뇌가 활성화되고 생각이 자극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면서 읽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깨끗이 읽으면 기억에서 깨끗이 사라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기억은 휘발성이 강합니다. 생각을 붙들어 기록으로 옮겨놓았을 때, 비로소 생각의 줄기들을 내 걸로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고, 여백에 메모하고, 모서리도 접어가면서 읽어 보세요. 너무 소중해서 깨끗하게 본다는 분이 많은데, 그렇게 아껴봤자 기억에서 사라지면 쓸모가 없습니다. 책에서 전하는 핵심 메시지, 반짝이는 문장, 주옥같은 표현들에 표시하면서 읽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그 기록들이 모여,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흔적을 만들면서 읽으면, 더럽혀진 책이 아니라, 글쓰기 실력까지 키워주는 더 가치 있는 책이 됩니다.
두 번째는 필사하기입니다. 필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베껴 쓰는 연습만큼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필사는 마음에 와 닿는 좋은 책 속에 있는 좋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입니다. 중요하거나 인상적인 부분에 밑줄을 긋고, 별표도 하고, 접어놓으셨다면, 그 부분을 필사해보세요. 한 번 더 깊게 읽게 되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을 선정해서 필사를 하다 보면 문장력이 키워집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문체를 고스란히 흡수하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기사를 쓸 때에도 처음엔 무조건 따라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모방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좋아하는 책을 정해서 필사해보세요.
프리라이팅은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 연습입니다. 주제를 정해놓고 써도 좋고, 주제 없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적어도 좋습니다. 프리라이팅을 시작할 때는 10~15분 정도로 시간을 정해놓고 해보길 권합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생각을 분출하듯이 뽑아낸다라는 느낌으로요. 중요한 것은 자기 검열을 내려놓고, 멈추거나 고치지 말고 적는 것입니다. 멈추고 고치는 순간 생각의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프리라이팅은 글쓰기의 마중물 붓기 작업(일종의 펌프질)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우리 안에 많은 글감과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병목현상처럼 꽉 막혀버리곤 합니다. 프리라이팅은 막혀있던 정체를 뚫고 생각들이 술술 나오도록 도와줍니다.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늘어날 뿐 아니라 좋은 글감과 소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인 캐미 글쓰기에서 제일 강조하는 것이 바로 '허접하게 쓰라'는 것입니다. 잘 쓰려고 하는 욕심과 기대가 글쓰기를 어렵게 만듭니다. '허접하게 쓰더라도, 자주 써보겠다'고 마음먹고 꾸준히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더 빠르게 향상될 수 있습니다.
'양질 전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도예과 교수가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A그룹에는 한 학기 동안 무조건 양을 많이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양의 도자기를 만드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말이지요. 얼마나 잘 만드는가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B그룹에게는 가장 훌륭한 작품을 제출한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학기가 끝나고 어느 그룹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 나왔을까요? 가장 멋진 작품은 거의 A그룹에서 나왔습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A그룹 학생들은 무조건 많은 양을 만들어서 제출해야 했습니다. 허접하더라도 계속 만들고 만들다 보니 솜씨가 가다듬어졌고, 마침내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하게 되었던 거예요. 반면, B그룹 학생들은 하나의 훌륭한 작품을 만들려는 생각으로 인해, 실력을 쌓아나갈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습니다.
양은 곧 질로 전환될 것입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허접한 글을 많이 써봐야 합니다. 자신의 실력보다 너무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는 한 번 더 써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특이한 장면을 목격했다든지, 어떤 생각이 났다면 바로 메모해보세요. TV를 보다가도 인상 깊은 장면이나 생각, 감정들을 스쳐가게 놔두지 말고, 바로바로 기록해보세요. 나중에 검색을 해서 제대로 찾아볼 수 있도록 몇 가지 단어라도 남겨두면 좋습니다.
메모하는 습관은 생각을 일으킵니다. 공기 중에 흩어지고 사라질 수 있는 기억을 기록으로 붙잡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글감을 제공해 줍니다. 당신을 글 쓰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