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엄마 생각이 더 자주 난다.

f2비자로 미국에서 살아가기

by 가을밤

결혼 후 미국행을 결심하고, 미국에 도착한지 6개월 가량이 되었다. 눈 깜빡하니 그 낯설었던 미국에서의 시간이 어디로 훌쩍 가버린건지 가물가물하다.


눈에 띄는 큰 병은 없었지만, 겨울철 감기는 꼭 내 유전자에 새겨진 것처럼 매년 나를 못 살게 군다. 미국에 와서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두 번의 감기가 나를 괴롭혔다. 그 중 가장 최근의 감기는 회복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목이 너무 따끔거려 침을 삼킬 수 조차 없던 밤. 한국에서 챙겨온 인후염 스프레이를 목구멍에 뿌려대며, 꾸준한 미열과 줄줄 흘러나오는 콧물에 잠도 깊게 못잤던 그 어느날 밤, 나는 엄마 생각을 한참 했다. 성인이 되고 한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낸 기간에도 생각은 커녕 전화도 자주 안했었는데.. 왜 그 밤에 그렇게 엄마 생각이 나던지. 옆에서 남편은 새벽 늦게까지 급한 업무를 겨우 끝내고 곯아떨어져 있었고, 그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화장실에서 연간 코를 풀어대며 엄마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엄마는 내 정신적 지주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화나는 일도, 부끄러운 일도 엄마에게 털어놔야 내 나름의 결말을 내릴 수 있었다. 엄마라는 존재의 큰 힘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크게 흔들리는 일이 생길때마다 습관적으로 엄마를 찾았다. 마음 속으로 엄마의 존재를 상상하기만해도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왔다. 그런 엄마가 가까이 없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닿지 않는 곳에 서로 떨어져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었다. 한참 더 생각하니 엄마라는 존재는 이 세상 모든 존재에게 당연히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밖에 없구나. 내 감기를 낫게 해줄 감기약도, 의사도 아닌 엄마가 그렇게 고픈걸 보니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온다면 그 때의 나는 또 어떤 나로 살아가야 할까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











작가의 이전글다정함이 부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