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 실패, 그리고 시험관 도전

여러 가지 감정들

by 써니



길고 길었던 2주의 시간이 지나고 피검사 날이 밝았습니다. 병원에 방문하기 전 다시 임신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정말 명확한 1줄이 나왔어요. 지난번 흐릿했던 두 줄은 무엇이었나 찾아보니 테스트 후 5분 안에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고 그 이후에는 환경에 따라 줄이 생길 수도 있다더라고요. 실망감을 안고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습니다. 진료는 보지 않고 피검사만 해서 금방 끝났어요. 결과는 유선상으로 알려준다고 하셨습니다.


근처에 코스트코가 있어서 병원에 온 김에 장을 봤습니다. 혹시나 임신일 수 있으니 여전히도 주의해야 할 음식들은 고르지 않았어요. 그렇게 2시간쯤 지났을까요. 약속이 있어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역시나 임신은 아니었고 다음 생리할 때 방문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정적 답변을 듣고 나니 약속을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남편에게서 병원은 잘 다녀왔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임신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데 눈물이 났어요.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남편은 괜찮다며 푹 쉬라고 얘기해 줬어요.


약속에 가서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언니는 주변에 난임부부를 보면 기본 3-4번은 시도를 하는 것 같다며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달래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즐겁게 보내야 한다며 취미생활을 하라고 얘기해 주었죠.


최근 호르몬의 영향인지 TV를 보다가도 감동받거나 슬퍼서 자주 운다고, 주변으로부터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는다고 얘기하니 동생이 언니 이런 모습 처음이라면서 배꼽이 빠져라 웃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꼭 남겨놓고 싶다네요. 저도 제가 변한 건지 잠시 동안 이런 건지 혼란스러웠지만 크게 웃는 동생이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과 대화를 했습니다. 첫 번째 쓴 맛을 보니 다음번에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더라고요. 원래 우리 부부는 이번에 되지 않더라도 1차례 더 인공수정을 해보고 시험관으로 넘어가기로 했었는데, 막상 안되고 보니 불안한 마음에 바로 시험관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번에 안된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 보니 애꿎은 필라테스를 탓하게 되었습니다. 새해부터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필라테스를 등록해 놨는데 시술 날과 맞물려 필라테스를 시작했거든요.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너무 무리만 하지 않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해면서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수업 강도가 높아서 괜히 이것 때문인가 싶어 후회스럽더라고요. 아무래도 필라테스는 이번 달까지만 다니고 중단하려고 합니다.


질정을 중단 후 3일 차가 되자 생리가 터져 생리 3일 차에 다시 병원에 방문했어요.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이번에는 시험관을 도전하기로 하고 새로운 주사와 약을 처방받아왔어요. 시험관은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모두 힘내세요.!



이전 03화인공수정 후 증상과 임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