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공수정 10일 차, 과연 임신일까?
처음에는 임신이어도 아무 증상도 없었다는 분들이 있어서 증상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저 또한 첫날 배가 묵직했던 것 외에는 둘째 날부터 일주일 동안 아무 증상이 없길래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런데 8일 차부터 배가 콕콕 쑤시더라고요. 생리하기 전과 비슷한 증상이라서 찾아보니 이런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요. 뱃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임신테스트기에 관심이 갔습니다. 시술 후 피검사까지 2주간 시간이 정말 천천히 가거든요. 하루빨리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거죠. 9일 차에 남편이 임신테스트기를 사 왔고 10일 차 아침이 밝자마자 테스트기를 해봤어요.
임신테스트기를 기다리는 2~3분이 정말 길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아주 빨간 1개의 줄이 선명해지는 순간 실망감이 몰려왔죠. 침대에 누워있는 남편에게 달려가 안기며 임신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그 후에는 속상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아침을 차렸어요. 밥을 먹으면서 남편에게 그럼 배는 왜 아픈 거냐며, 질정 이제 안 넣겠다며 투정을 부리고는 다음에는 인공수정을 해야 할지 시험관으로 넘어가야 할지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달래면서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피검사까지 기다려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남편이 출근할 무렵 테이블에 놓여있던 임신테스트기를 다시 봤는데 이게 왠 걸, 정말 희미하게 한 줄이 더 보이는 거예요. 너무 기대를 해서 헛것이 보이나? 싶을 정도로 희미한 줄이었어요. 제가 "어? 이거 한 줄 더 있는 것 같지 않아?"라고 하니 남편도 "그러네! 한 줄 더 보이네!"라고 했어요. 갑자기 침울했던 마음에 화색이 돌았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남편 마중을 했습니다.
남편이 간 뒤 몇 번이나 더 임신테스트기를 살펴보았습니다. 밝은 빛으로 가서 확인하기도 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확대를 해서 더 자세히 보기도 했지만 아~주 희미한 선은 짙어질 기미가 없었습니다. 지나가던 누군가 "이거 한 줄인데?"라고 해도 딱히 할 말 없는 그런 희미한 선이요.
아침 1시간 만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확인사살을 위해서는 2일쯤 뒤에 한 번 더 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테죠. 그런데 지금 마음 같아선 하고 싶지가 않아요. 한 줄일 때의 좌절감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가 않거든요. 차라리 저 실낱같은 줄에 작은 희망을 걸어보며 피검사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