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죽음을 생각하기엔 출근길 지하철만한 곳이 없다
항상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밑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본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에 속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밑줄을 보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반추하는 행위의 반복은 곧 자신만의 '의식'이 된다. 이러한 연유로 밑줄 긋기는 나만의 독서 의식이 되었고, 밑줄은 세상과 나를 잇는 선으로써 'MEETJUL'이 되었다.
#2019.05.25
탬버린을 열심히 흔들었다. 삶의 감각이 흔들렸다. 다음날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죽음을 생각했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또 다시 죽음을 생각한다. 회사라는 시공간이 떠먹여주는 일상의 무기력함은 눈 앞에 보이는 선배들의 모습을 본 후 극대화 됐다. '저 모습이 10년 뒤 내 미래라면, 스스로를 죽이는 것 이외에 같은 공간에서 숨 쉴 방법을 찾을 방도가 없겠다'고 정당화 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을 생각할 여유를 가질 때, 역설적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오늘도 살기 위해 죽음을 생각한다. 죽지 않고 살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책을 읽는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생에 대한 의지와 같다. 인간으로서 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이러한 근심을 누린다는 것은 이 근심을 압도할 큰 근심이 없다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이 작은 근심들을 통해서 내가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인간이 구원되었다, 행복하다, 라고 말할 때는, 많은 경우, 대상으로부터 자신이 거리를 유지할 때라기보다는, 기꺼이 스스로 목매고 싶은, 스스로 그것 때문에 부자유스러워지고 싶은 어떤 대상을 찾은 경우다.
인생의 심오한 인식에 이른 자는 더 이상 행동할 수 없다. 성격의 우유부단함이 행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실이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행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책은 인류가 발명한, 사람을 경청하게 만드는 정말 많지 않은 매개 중 하나죠. 그렇게 경청하는 순간 우리가 아주 조금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자기를 비우고 남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자세요.
행복보다는 불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쪽이다. 행복이 단지 기분 좋은 걸 의미한다면, 나는 우리 사회에서 행복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