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24. 달무리, 구름이 그린 달빛

by AND ONE

구름처럼


구름처럼 살고 싶다.


흰구름이 되고 싶다.

새하얀 모습으로 항상 물을 머금은 존재가 되고 싶다.

사막 같은 삭막함에 파묻힌 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먹구름이 되고 싶다.

어두울 땐, 그 어둠도 품은 채 살아가고 싶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과 함께 젖을 수 있기를


달구름이 되고 싶다.

선명한 보름달보다는 달 주위에서 흐릿하게 빛나는 달무리가 되고 싶다.

밤이 되어도 투명하게 빛날 수 있는 원석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구름처럼 살고 싶다.

상승기류와 하강기류 사이에서 생성과 해체를 반복하는

구름은 태생부터 불안한 존재다.


불안은 구름의 본질이다.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에서 바람을 타고 세계를 여행한다.

구름이 품은 온 세상의 물들에 젖은 채로 살 수 있기를


살아간다는

구름에 그리움을 쌓아가는 것

사라진다는

마음에 그리움을 잃어간다는 것


구름처럼 살고 싶다.


구름에 걸린 달빛에, 미래를 갈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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