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D ONE Jun 19. 2021

도대체 듣지도 않을 1분 자기소개는 왜 시키는 것일까?

3.  취업 면접의 첫인상, 코로나 시대의 1분 자기소개 전략

코로나는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취업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취준생들에게 코로나란 얼굴에 우환이 가득하고 마스크 질식해 숨쉬기 조차 힘든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현실이 되었다.


우환 폐렴. 근심 걱정 가득하여 숨쉬기 조차 힘든 취준생들의 삶은 이제는 SKYPE과 ZOOM을 통해 개별적인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면 면접 시절에는 같이 긴장하는 취준생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대면 스터디도 하면서 서로의 불안을 공유라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방구석 또는 스터디룸에 가서 비대면 면접을 보고 '이게 뭐지?"라는 허탈감을 느낀 채 보이지 않는 취준의 쳇바퀴를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글은 사회 현상을 비평하는 글도 아니고 취준생들에게 어쭙잖은 위로를 하며 공감 구걸하기 위해 작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서두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오늘 같이 다룰 주제는 자기소개서 중에서도 '1분 자기소개'이며 그중에서도 '목적'에 대해서만 다룰 것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1분 자기소개가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는 아니다. 다만, 막연한 취업 불안이 막막함으로 바뀌어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스펙업이나 독취사 같은 유명 사이트에서 취준생들끼리 각자 자기소개를 평가하는 비극들을 보며, 필자도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쓴다.


주의 : 앞으로의 내용 절대 정답이 아니며, 주관적인 경험(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수 있는 50회 이상의 면접 경험에 근거, 자체적 표본 샘플링을 통한 뇌피셜이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다.


1) 1분 자기소개의 목적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일단 지원자 입장에서 속 편하다.

2) 그 목적은 회사와 지원자의 입장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한다.

3) 회사에서 1분 자기소개를 시키는 이유는 준비 안된 면접관들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 보통 면접관들은 사전에 지원자들 서류 숙지가 안된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도 일하다가 면접 보러 들어오기 때문이다. 면접관들을 이해하는 관점에서는 '본인 담당 업무'에   +'면접 지원 업무'가 생기는 것이다.(그로 인한 평소보다 이른 출근 시간과 늦은 퇴근 시간은 덤)


아무튼,  1분 자기소개를 시키면서 그때 서류 읽는 시간을 확보한다. 물론 회사에서는 취준생들에게 좋은 이미지 형성을 위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말씀하세요'라는 상투적 표현도 잊지 않는다.(위 멘트는 보통 구석에 앉은 인사팀 담당인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 이런 경우라면 면접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多대多 오프라인 면접인 경우)

- 면접관 : "오늘 우리 OO회사 면접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 준비하신 자기소개들 있으실 텐데 왼쪽 지원자부터 1분 정도로만 짧게 부탁드립니다. 준비되시면 시작하세요"

- 속마음 : '어제 야근하고 아침부터 면접 때문에 정신이 나왔네. 이번 지원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아, 요즘은 블라인드 면접이라 학교 정보는 나오지가 않는구먼. OO학과? 이건 무슨 학과지? 자기소개 끝나면 뭐하는 학과인지 물어나 봐야겠다. 아~ 학점이 4점 이상이야? 그래도 놀지는 않았네 보네.

- 면접관 : "네 잘 들었습니다. 다음 지원자 시작하세요"
- 속마음 : '뭐라고 얘기는 했는데 남는 게 없네. OO 활동에서 뭘 잘했고, 외국어도 잘하고 한다는데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단 말이지?' (중략)

위 사례를 보고 취준생 여러분들은 아래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1분 자기소개에 임한다.


1) 면접관들이 자기소개를 시켰는데 - 나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노트북(제출한 서류를 노트북으로 확인하니까), 또는 프린트를 넘기고 듣는 시늉을 하고 있어도 - 당황하지 않겠다.


2) 면접관들은 기본적으로 바쁜 회사원, 똑같은 일개미다. 지원자인 나는 자기소개도 '마치 핵심만 정리해서 말해야 하는 보고' 자리라고 생각하고 핵심만 말한다.


3) 그 핵심이라는 것은 내가 듣고 싶은 질문을 유도하기 위한 'HOOKING' 또는 'SET-UP'의 내용을 담아야 하며, 이를 관통할 수 있는(=본인을 상징할 수 있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예를 들면, 필자 같은 경우 '솔루션 제시 능력'을 강조하고 싶은 회사에선 보통 아래와 같이 자기소개를 했다. (개인정보가 많아서 예시에 많은 생략이 있으나 논리 구성만 참고하시라)

- 저는 세상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인트로)
- 그 문제들에 제 나름의 생각과 행동으로 주변을 좀 더 낫게 했을 때 자기효능감을 느낍니다. (서론)
- 대학생 시절, OO에 관심이 있어 OO활동을 하며, OO 개선 효과를 달성했습니다.(→ 갈고리 문장)
- 주변의 문제를 개선하며 성장하는 제게 OO회사의 OO 포지션에서 OO 일을 한다면,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갈고리 문장을 말할 때 핵심은 '결론만' 말하는 것이다. 이건 1분 자기소개다. 바쁜 직장인인 면접관에게 '결론'만 던지고 호기심을 유발하자 (사실 별로 궁금하지 않은데, 면접관도 질문은 해야 하니까, 지원자인 우리가 면접관들을 위해 받고 싶은 질문을 떠먹여 주는 것이다!)


이렇게 갈고리 문장을 심어 놓아야, 예상 질문을 스스로 정리하면서 면접 시뮬레이션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Q) 그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Q) 그때 어떤 역할을 맡으셨고, 본인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Q) 팀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Q)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Q) 회사에 입사한다면,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고 본인의 해당 경험이 어떻게 도움/활용이 될 수 있을 것 같은지? - 와 같이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경험 하나 심어 놓고 면접이라는 연극을 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1분 자기소개'인 것이다.


요약 : 1분 자기소개는 목적이 있다. 다만, 회사와 지원자 입장에서 그 목적이 다르다. 아쉬운 건 지원자다. 우리는 찰떡같이 면접관들을 위해 내용을 정리해서 떠먹여 주(는 척하고)고 우리가 듣고 싶은 질문을 유도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보다 독한 사람만 대기업을 준비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