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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Apr 24. 2023

NO EXCELERATOR  BUT ACCELERATOR

[밑줄독서] 야마구치 슈/구스노키 겐 - 일을 잘한다는 것

항상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밑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본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에 속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밑줄을 보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반추하는 행위의 반복은 곧 자신만의 '의식'이 된다. 이러한 연유로 밑줄 긋기는 나만의 독서 의식이 되었고, 밑줄은 세상과 나를 잇는 선으로써 'MEETJUL'이 되었다.

비행기를 탈 때면 언제나 책 한 두 권은 챙겨갑니다. 과거에는 오랫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가져갔지만 비행 중에 독서에 집중하는 것이 여간 쉽지 만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보통 오고 가며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과 난이도를 고려해서 책을 챙겨가는 기준이 생겼는데요. 이번 뉴욕 출장길에서 읽은 책은 야마구치 슈와 구스노키 겐이 지은 <일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책 제목이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 동안 팀/조직 리더십 관련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인용된 책이라서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욕 출장은 소비자 조사를 위해서 떠났습니다. 필자는 항상 비판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인지라 출국하기 전부터 "도대체 10억 이상의 비용을 쓰면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책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습니다.


템플릿이 정해져 있는 분석 조사라는
'작업'은 엄청난 흡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은 잘하지 못해도 일단 작업은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료로서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의 유혹'은 무척 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영도 전략도 아닙니다.  

정말 속으로 박수를 쳤습니다. 물론 이번 조사 덕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뉴욕 출장을 가보는 것이지만 '일'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굳이 조사업체를 쓰면서 여러 인원이 현지에서 조사 참관을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회의가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사 결과는 최종 상품기획 과정과 가격 결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참고용 자료'에 불과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 뉴욕에서 다시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와서 출근을 앞둔 월요일 새벽이 되었습니다. 이착륙하는 비행기에서 밑줄 그은 문장들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10 이상의 예산이 사용되는 참고용에 그치는 자료가 아닌 실무 활용도 높은 결과물로 적용할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글쓰기는  노력의 시작이겠지요. 작가의 말처럼 결국 노력과 성공은 '사후적'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엑셀 능력만 기른  'EXCELERATOR'가 아니라 자기 인생의 ACCELERATOR 가 되고 싶은 분들이 가볍게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출근 준비를 하러 가는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감각은 키울 수는 없지만 '자라난다'. 감각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며 누가 단련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되는 것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고객에게 '이 사람이라면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 이 사람이라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신뢰를 받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데, 단적으로 말해서 문제는 해결하면 할수록 양적 문제에서 질적 문제로 옮겨갑니다.  
요즘 시대는 필요 이상으로 정확성을 요구합니다. 정보의 유통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유통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의미가 있든 없든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자신이 스스로 확립한 가치 기준이 없는 사람, 쉽게 말해 교양이 없는 사람은 여러 상황에서 외재적인 정확성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됩니다.  
기초교양이란 자신의 가치 기준을 자신의 언어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자신이 스스로 형성한 가치 기준이 있다는 것.   
평균점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없다.
감각의 사후성, 사후성이란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나중에 회상하며 새롭게 해석해 의미를 만들어내는 현상 (그때 당시의 감각이 어떤지 그 시점에는 알 수 없다는 역설)  
노력의 결과 또한 마찬가지로 사후적이다. (노력하는 당시에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결국 성공도 사후적이다. 예측할 수  없다)  
원래 '경영'이라는 것은 담당이 없는 일이다.  
착실히 분업해나가다 보면 최종적으로 온갖 모순이 최고경영자에게 모이게 됩니다.  
이익(profit) = 지불용의(willingenss to pay) - 비용(cost)  
힘차게 일하던 사람도 점차 직위가 올라가다 보면 운동 에너지가 서서히 위치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일의 동력이 줄어들고 맙니다.
시스템에 순응하는 사람일수록 계층성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노력한 만큼 높은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전제가 동기 부여가 되는 거죠.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항목별로 나열해 적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병렬적인 사고의 문제점은 인과 관계의 역학을 고려하지 않는 데 있다. 즉 시간적 깊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병렬적 사고는 일의 감각을 말살합니다. '그래서 목적이 뭔데?'라는 고찰이 제외되는 것이죠.  
논리는 항상 시간을 짊어지고 있어요. 논리란 어떤 것과 다른 것 사이의 인과관계이므로 거기에는 반드시 시간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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