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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인터뷰] 다니엘 핑크 - 후회의 재발견

사람의 미래는 과거에 대한 태도로부터 결정된다

by AND ONE
살아간다는 것은 적어도
얼마간의 후회를 쌓는 일입니다.
- 다니엘 핑크-

2024년에는 여러 선택에 후회의 감정을 많이 남긴 해였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내 선택을 부정하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지요.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은 대로 분명할 것이었고, 그 후회는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다니엘 핑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일반적으로 하지 않은 것에 가장 큰 후회를 느낀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내용이죠. 다만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 후회라는 것은 현재에서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지극히도 인간만의 고유한 고차원적인 사고 행위라는 것을 강조하며. 어쩌면 우리가 매번 후회의 감정을 반복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인간답게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인간의 미래라는 것은 과거에 대한 태도에서부터 결정된다

한 인간의 미래라는 것은 과거에 대한 태도에서부터 결정된다고 합니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서도 분명 감사할 일, 감사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것. 어릴 적엔 이런 도덕책 같은 이야기가 와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바꾸는 일이 이미 확정된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태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이 전략을 따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전략은 틀릴 확률이 제로인, 성공률 100%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25년의 미래는 희망찰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면 분명 희망찬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필자는 불안과 불만과 절망이 가득한 지금 이 시대에서도 미약하지만 희망을 노래할 것입니다. 그러한 열망이 가슴속에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인류 종말을 앞둔 절망의 시기라고 할지라도. 내가 그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길만 바라보고자 한다면 분명 나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확언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본인 스스로가 어둠이 아니라 빛을 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은 인생의 달콤씁쓸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전 케인의 책 <비터스위트>, 달콤씁쓸함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죠. 필자는 그 삶과 죽음의 경계 안에 수많은 점선 위에서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입에 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후회를 재발견하고 실망까지도 향유할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향유(享有)'는 '누리어 가짐'을 뜻합니다. 흔히들 실망을 불행으로 간주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실망을 하지 않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우리는 기쁨과 슬픔 사이를 오가는 인생의 파도 위에서 실망 수집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파도는 수직으로 굽이치지만 수평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기쁨과 슬픔의 파고에는 후회와 실망이 파고들어야만 잔잔한 수면이 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올 한 해 여러 후회와 실망을 수집하시길. 실망조차 향유하는 여행자를 꿈꾸며.


※ 아래 문장들은 조선비즈 인터스텔라 섹션 22년 8월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췌되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심리적인 자기 속임수이며, 인생을 망치는 헛소리.
한 인간을 깊게 알고 싶다면, 그에게 후회되는 것을 물어보라.
(모든 분야의 학자들은 같은 결론에 도달했어요) 살아간다는 것은 적어도 얼마간의 후회를 쌓는 일이다.
인간의 목적은 생존입니다. 후회는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실망이라면, 후회의 화살은 통제할 수 있었던 '내 잘못'을 향합니다.
후회를 최소화하는 것과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은 다르다. 핵심은 후회의 최소화가 아니라 최적화다.
오히려 모든 선택에서 최고의 쾌락을 찾고 자신의 통제감을 높이고자 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후회를 어떻게 대면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감정은 추상적이에요. 반면 언어로 털어놓거나 기록하면 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어휘로 바뀌고, 위암감에 덜 사로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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