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세종이 될 수 있을까

4. 태종이 없었다면, 세종대왕도 없었다.

by AND ONE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중 항상 상위 5명에 항상 속하는 위인, 세종대왕. 세종은 그 스스로가 애민정신과 덕망이 높은 왕이었다. 하지만, 그의 우유부단했던 성격으로 인한 후계자 책봉에서의 미흡함은 결코 위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어떻게 위대한 성군이 될 수 있었을까?

바로, 아버지가 태종이었기에 가능했다. 문종-단종-세조로 이어지는 과정과, 태종-세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각각 쇠퇴와 번영으로 비교했을 때, 이런 차이는 태종의 역할에서 비롯됐다. 셋째 아들인 세종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가 오로지 국정에만 운영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태종은 최적의 리더였다. 조선 최고 성군의 아버지가 두 번의 왕자의 난을 일으키며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일삼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역설’이 아니라 ‘필요악’이었으리라.


태종의 잔인함은 왕권 강화로 이어졌다. 정적을 제거한 공간은 세종대왕의 ‘선(善)’을 불러왔다. 만약, 태종 스스로가 여론을 의식하여 주변 사람 모두를 챙기려 했던 왕이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고려 태조 왕건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호족들의 불만을 일시적으로 봉합하기 위해 29명의 여자와 결혼을 하고, 그다음 왕위 교통정리에 실패하여 국가의 혼란이 도래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약 2년 전,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각자가 원하던 지도자의 모습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대통령만 바뀌면 태평성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북한과의 평화를 외칠수록 대통령은 우리가 바라던 성군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자신의 정적에게는 태종의 역할을, 자신의 세력에게는 세종을 자처하는 이중적인 모습은 '노무현 정치'와 가장 큰 차이점이자 역설적으로 현 정부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오늘도 '협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세종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더더욱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생전 존경했던 인물이 정도전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전혀 놀랍지 않은 내용이다. 내겐 현대판 태종이 보인다. 웃으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그곳에 선(善)’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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